자식 농사 어떻게 지을까요? (59탄 둘째 데리고 학원 순회)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 둘째 아들을 데리고 더디어 학원 순회를 한번 해 보았습니다.
학교 다녀오면 종일 텔레비젼과 컴퓨터를 끌어안고 사는 아들녀석,
하루 몇시간 정도 하는지 정확히 분석해보진 않았지만, 아마 컴퓨터는 한두시간 정도
그리고 텔레비젼은 보든 안보든 거의 하루종일 친구처럼 돌아갑니다.
그렇게 텔레비젼을 켜 둔체로 우리 아들은 독서 삼매경에 빠져있습니다.
무슨 책을 읽냐구요?
WHY 시리즈 읽습니다.
읽은 책 또 읽고 또 읽은 책 또 읽고, 그렇게 매일 하루 한두권씩은 읽어나갑니다.
처음에는 친구가 학교에 가져온 책을 한번 보고서는 집에서 누나 책꽂이에 있던 책 두어권 찾아 읽더니, 더 사달라고 하는걸 제가 두권 더 사주었는데, 어느날 홈쇼핑에서 전집 판매를 하는겁니다.
날 부르더니 저거 빨리 주문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아주 당당하게...
사줄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 코스트코에서 각권 사는 것보다 한꺼번에 사는게 더 저렴하길래, 사주었는데, 두달만에 전집을 다 읽고, 또 반복해서 읽습니다.
어제도 조용하길래 봤더니 텔레비젼 소리를 벗삼아 WHY책 삼매경에 빠져있더라구요
우리 아들녀석 워낙 재잘거리는걸 좋아해서, 책 읽고 있지 않을때는 끊임없이 재잘거리거든요.
궁금한 것도 많고, 모르는 낱말도 많고...
공부라고는 영어 아직 파닉스 덜 끝난 상태구요, 학습지 수학으로 연산만 하고 있구요, 학습지 과학은 이번달로 끝내기로 했고, 대신 한자를 시켜주기로 했습니다.
학교 숙제 하고나면 종일 남는게 시간이지만, 그렇다고 종일 제가 집에 있는 사람도 아니고, 학원 여기 저기 챙겨보낼 여유도 없고,
피아노랑 태권도를 가르치고 싶은데, 아직은 아이가 하기 싫다고 하니, 눈치만 보고 기다리는 중이랍니다.
그런데 제 회원 엄마로 부터 영재학원 얘기를 들었습니다.
교육청 영재교육원에 보내려고 한달 수학 과외시켜서 시험을 보게 했는데, 학교 성적과는 상관없이 학원서 준비하고 온 애들이 다 붙더라면서, 자기는 너무 늦게 이 학원을 알게되어서 후회된다고
그래도 이번에는 꼭 준비해서 보내고 싶다고, 저보고도 미리 미리 준비시켜주라고 하더군요
우리 애가 워낙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기에, 그리고 아이큐 테스트 문제풀이를 즐기기에 한번 데려가봤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테스트비용이 일만원이라고 하는데, 누구 소개로 왔다니까 테스트비를 안받더군요
상위 30% 안에 들면 입학할 수 있다는데, 남편이랑 저랑은 그냥 하는 상술이라고, 누구나 다 받아줄거면서 형식적으로 치루는 시험일거라고 웃고 말았죠.
아이가 테스트 하고 오더니 그 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하네요.
하긴 유치원도 제대로 못보내주고, 학원 한번 보내지않고, 집에서 완전 자연산으로 방치하다시피 키웠는데, 제가 좋아하는것 더 배우고 싶다는데, 보내주자 싶어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이제 한달 다 되어가네요
일주일에 두번 가는데, 하루는 과학, 하루는 수학하는데, 실험도 재밌고, 실험하고 나면 꼭 일기를 쓰구요, 수학도 즐기며 하는 것 같더군요. 수학 역시 매번 수업하고나서는 일기를 쓰구요
전 일기쓰기 시키는 것도 맘에 들고, 발표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어 아이가 생각을 발표하도록 유도해주는 것도 마음에 들더라구요
아직은 만족하며 보냅니다. 다행히 교육청 영재교육원이나 경대 영재교육원 시험쳐서 붙어주면 더 고마울 것 같구요
어제는 아이 데리고 치과 갔다가 집에 데려다줄 시간이 없어서 회사로 데려갔는데, 제가 일할동안 심심해해서 바로 옆에 있는 논리속독학원에 잠시 아이를 맡겨놓았습니다.
책이 많아서 그냥 책 좀 읽고 있으라구요
치과에서나 그 학원에서나 아이가 골라서 읽는 책은 과학서적뿐입니다.
다른 책은 재미없다고 읽지 않으려고 해요
바쁜 일을 대충 마무리짓고 아이 데리러 갔더니, 원장선생님이 테스트 중이라고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책이라곤 과학서적밖엔 안읽는애라 논리속독학원 시험이라면 바닥일거라 생각하고 엄마 망신 당하는건 아닌가 염려했는데, 테스트 마치고 나온 아이 얼굴이 밝았습니다.
우리 아들 테스트 즐기는 스타일이거든요
원장선생님이 결과를 보여주는데, 논리사고력이 월등히 뛰어나서 한번 놀랐고, 언어추리력이 너무 낮아서 또 한번 놀랐다나요?
논리사고력 문제는 다른 아이들 한개 겨우 맞추는데, 한개 틀렸다고 하더군요
문제를 보니 아이큐 테스트 문제 같이 생겼더라구요. 우리 애가 즐기는 유형이었죠
그런거 원래 잘해요 라고 말헀죠. 예전에도 학원에서 테스트 받아봤는데 영재아 평균보다 높게 나왔었다고 했죠
근데 책읽고 내용 맞추는 문제는 열개중에 겨우 두개 맞더라구요
책을 얼마나 안읽었는지 확연히 드러난 결과였죠
그러나 원장 선생님 생각은 다르더라구요
읽는 속도는 평균보다 빠른데, 내용 파악이 잘 안된다고 이건 아이 수준에 너무 어려운 책을 읽어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요즘은 집에 있는 책 빨리 읽고 다른 아이 주려고, 아들에게 거의 하루 5권씩 읽도록 강요하고 있거든요
저희 교회에 다니는 4살된 아이가 있는데, 우리 애가 막내니까 누나가 읽던 책 지금까지 안버리고 그냥 두었는데, 아들녀석만 읽고 나면 빨리 줘 버리려구요
그래야 책꽂이도 여유가 좀 생길테고 말입니다.
어릴적부터 장난감 가게보다 서점가서 책 사기를 즐기던 딸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때 까지 읽은책이 집에 있는 것만 200권이 넘는데, 그걸 아들녀석이 하도 안읽어서 그대로 책꽂이에 저장되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매일 다섯권씩 읽고 주일마다 가져다 준답니다.
"수상아 지원이가 책 다 읽었대, 빨리 더 달라는데, 빨리 읽고 가져다주자" 그러면 주는 걸 워낙 즐기는 우리 아들 한자리에 앉아 다섯권 금방 읽어버리거든요
아마 그렇게 해서 책읽는 속도가 빨라진게 아닌가 싶어요
그치만 아직은 속도에 비해 내용파악은 느린 것 같더라구요
책 더 읽으면 저절로 나아지리라 믿고 있어요
다행히도 논리속독학원은 안가겠다고 해 주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 학원 원장 선생님께는 미안하긴 하지만, 주 3회 매일 90분씩의 수업은 아들 녀석에겐 아직 무리에요
또 아이가 즐거워하는 것도 아니고, 책 많이 읽으면 저절로 나아질텐데, 굳이 학원까지 보내야하는가 싶은 생각도 들구요
그치만 테스트 결과를 보고, 내 아이가 잘하는게 뭔지, 또 내 아이를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지 방향은 잡혀서 감사했습니다.
어제 아침에 우리 아이가 질문한게 있었어요
"엄마 과거형이 뭐야? A의 과거형은 뭐야?"
어디서 과거형이란 말을 들었나봅니다. 모든 영어에는 과거형이 다 있다고 생각했나봅니다.
아직 단모음 파닉스 공부중인데, 제가 언제 동사를 설명하고 과거형을 설명합니까?
우리말로 대충 말했죠
밥 먹는다의 과거형은 밥 먹었다 라는거야. 어제나 그 전에 일어난 일을 말하는게 과거형이야 A 는 과거형이 없어
우리 애와 같은 나이에 영어를 정말 잘하는 아이는 영어 동사의 과거형까지 수십개는 외우고 있는데, 그 아이는 어떻게 과거형이란 낱말을 이해했을까요?
하긴 4살때부터 영어배운 우리 딸아이 지금까지 한번도 과거형이 뭔지 물어본 적도 없이 당연히 아는걸로 알았는데, 우리 아들에게 과거형이란 말은 너무 어려웠나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리속독 학원 원장선생님께 자기가 잘하는게 수학 과학 영어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것 보면, ....
아마 요즘 열심히 영어공부 하기 때문에 영어를 잘한다고 착각하고 있나봅니다.
그 착각 속에서 빠져 나오기 전에 영어 좀 더 열심히 시켜줘야겠죠?
영어시범학교로 지정되어 1학년때부터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데, 학교 영어는 쉽다고 하네요
"왜 집에서 배우는 영어와 학교서 배우는 영어가 달라?" 라고 묻는 아들에게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헤매는 엄마랍니다.
학교서는 알파벳 몰라도 간단히 할 수 있는 인사말 정도로만 가르치더군됴
오늘도 카드 오려 갔는데, 아마도 아침인사 저녁인사 정도일 것 같더군요
뭘 하든 자신감을 가지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게 엄마의 바람입니다.
빨리 피아노 학원 가고 싶다고 해줄 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