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선생님 만나고 와서
저는 아직도 아이가 새학년이 되어 새 담임 선생님을 만나면 한달정도 안에 꼭 한번씩 담임 선생님을 만나러 간답니다.
선생님에 대해 궁금하기도 하고, 내 아이가 새 학년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나 알아보고 싶기도 하구요
중학생인 딸 아이 학교에서는 부모님이 선생님 만나러 오는 날을 정해주더군요
일주일 기간을 주고 부모님 편리한 시간을 정해서 아이 편에 보내면, 그 시간은 담임선생님과 면담을 할 수가 있는거죠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면담하랴, 시간 약속해서 온 부모님 면담하랴 정신이 없으시더군요
그래도 얼굴 한번 보고, 대화 몇마디 나누는게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말씀드릴 수도 있고, 학교 생활은 어떻게 하는지도 들을 수 있고, 집에선 어떤 식으로 공부를 시켜야 하는지, 선생님이 뭐에 중점을 두고 아이를 가르치시는지 알 수 있어서 참 좋더군요
찾아갈때 뭘 사들고 갔냐구요? 일주일 면담 기간이라 가는 길에 여러 부모님들을 만났습니다. 손에는 음료수 박스라든지, 제과점 종이백이 들려있더군요
전 빈손으로 갔습니다. 제가 짠 아크릴 수세미 두어개 가방에 넣어서요.
음료수 넘 많이 받으실텐데 싶어서... 그렇다고 빈손으로 가긴 뭣해서요
다행이 여 선생님이시고, 좋아하시더라구요.
아직 대중화되지 않고, 쉽게 살 수 없어서 그런가봅니다. 솔직히 정성도 들어가 있잖아요?
요즘도 전 아크릴 사 왕창 사두고 틈틈히 짜고 있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용으로... 그리고 새로 다니기 시작한 개척교회 전도용으로...
초등학생인 둘째는 학교에서 공개수업을 하는 날 다녀왔는데, 담임선생님과 면담시간이 없더군요
딸아이 다니던 초등학교에선 공개수업 마치고 선생님과 학부모와의 시간을 만들어주셨는데, 이번엔 그냥 수업 마치고 바로 귀가하는 분위기라...
일부러 시간내서 찾아갔습니다.
이것 저것 궁금한 것도 많고, 또 부탁할 것도 있고 해서요
집에서 종일 재잘거리는 아들 녀석 학교선 완전 내숭덩어리더라구요
조용하고 큰소리로 말하는 법도 없고, 눈만 반짝반짝 거리며 수업듣는다고 하더군요
수업 태도도 좋고, 크게 나쁜 점을 말씀하시지 않더군요
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다른 아이와 짝하고 싶어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받아쓰기를 치고 나면 우리 아들것도 짝이 채점하고, 자기 것도 자기가 채점한답니다.
이유는 우리 아이가 글씨를 못써서 자기 공책에 우리 아들 글씨가 써지는게 싫다나요?
선생님께 그것때문에 아이가 힘들어한다고 하니까 알아서 조치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고 며칠 후 받아쓰기 시험이 있었고, 역시나 우리 아들녀석것도 짝이 매겨주고 자기것도 자기가 매기고...
그런데 문제는 짝꿍인 여자 아이가 자기것은 100점으로 만들어두었다는 겁니다.
선생님이 보시고는 얘기하셨데요
"박수상 왜 잘 못 채점했니?"
"제가 안했어요. 예은이가 했어요."
결국 짝꿍은 혼나고, 다음부터는 반드시 짝과 바꾸어 채점하라고 시키셨다네요
집에 돌아온 아들녀석은 신나서 얘기합니다.
"엄마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으셨어. 이제 받아쓰기 내 짝거는 내가 채점해 주기로 했어"
그것 때문에 얼마나 고민했으면 하나님께 기도까지 드렸을까요?
물론 중간에 엄마와 선생님간의 대화가 있긴 했지만, 아들 입장에서는 분명 기도의 응답이죠.
학교 다녀와서 너무 행복해하는 아들녀석 얼굴을 보며, 엄마와 선생님간의 대화도 꼭 필요하구나 싶었습니다.
아들 녀석 선생님은 아이가 좋아하는 수학 과학 더 열심히 시키고, 하기 싫어하는 것 억지로 강요하지 않아도 좋다고 하시더군요
피아노 같은 기술적인 것은 나중에 필요할때 시켜도 되고, 엄마 욕심엔 뭐든 다 잘하길 바라지만, 꼭 그렇게 아이에게 강요하진 말라구요
즐거운 생활 50점 60점 받아와도 그게 뭐 그리 중요한 일이냐구요
받아쓰기 몇개 틀린다고 해도 괜찮다구요
아직 2학년이니까
학교 다녀오고 나서는 오히려 과학서적을 좀 더 구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가 흥미있어 하는 부분이니까요
요즘도 대화내용이 거의 과학쪽이에요
아침을 먹으면서 얘기하더군요
"엄마 모래는 안깨지는데, 유리는 왜 깨져?"
모래로 유리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글을 읽었나봅니다.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만 해대지만, 모든 관심이 거기 있으니 말 또한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