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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서 다쳐온 아들

생각제곱 2010. 4. 23. 01:50

몇일 전에 학교에서 돌아오는 수상이가 전화가 왔더군요

친구가 화장실 문을 너무 쎄게 열어서 부딪혀서 눈 위에 혹이 생겼다고

대수롭지 않게 들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생채기도 나고 두툼하게 부어올랐더군요





보건실에 가서 얼음찜질 계속 했다면서, 선생님이 괜찮다고 했다고 해서 저도 그날은 괜찮으리라 여겼어요

그런데 저녁이 되니까 열이 나기 시작하는겁니다.

그제서야 걱정이 되었습니다.

처음에 사진을 찍으러 정형외과에 가려고 했었는데, 머리에 방사선 쬐는것보다 그냥 두는게 더 나을것같고

아이도 대수롭지 않게 말해서 그냥 두었더니 후회가 되더군요

밤 아홉시경, 담임 선생님께 전화를 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그제서야 전화를 드리려고 했는데...라고 하시더군요

아이가 학교에서 저만큼 다쳐오면 적어도 전화 한통은 넣어주어야 예의가 아닐까

다치게 한 학생 어머니께도 얘기를 해서 내게 미안하다고 전화한통 해줘야 하는게 아닐까 별별 생각을 다했습니다.

담임선생님께 말했습니다.

"누구 어머니께 전화한통 해 주세요" 라고

알았다고 대답하고 선생님은 사흘이 지나도록 전화 한통 안해주었습니다.

둘째날, 아침 아이가 일어났는데, 아직도 여전히 부어있더군요

조금씩 더 새파랗게 되어가면서...

걱정스러워 정형외과에 데려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고 눈 주위라 더 잘 붓는다고 하면서 몇일동안 멍이 빨리 사라지는 약을 먹으라고 처방을 해 주더군요

혹시라도 피가 고이지 않았을까 걱정스러워 갔는데 다행이 괜찮았습니다.

아침이 되니 열도 떨어지구요

그래서 별 일 아닐려니 하고 보냈는데, 밤이 되니 또 열이 오릅니다.

결국 해열제 한숟가락 먹여서 재웠습니다.

다음날이 중간고사인데, 공부를 전혀 못시켰지요

시험이라 결석시키기 뭣해서 아침에 데리고 학교갔습니다.

시험만 치고 보내주시면 병원 데려가려고 한다고 말하려구요

아직 출근 전이시더군요

문자 보냈습니다. 금방 답장이 왔어요

시험 끝나자 마자 보내겠다고

점심시간에 아이 데리고 집에 왔습니다

물론 시험도 비몽사몽 쳐서 아는것도 틀렸다고 하더군요

다섯번이나 반복해서 봤는데, 정신이 없었다고 하니...에고 시험 망친것도 화나고 이래 저래 열받았습니다.

사흘이 지나도 그 친구 엄마는 전화 한통 안오더군요

저녁에 전화했더니 별일 없는지 묻더군요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혹시 아들이 얘기 안하던가요? 라고

그랬더니 수상이가 다쳤다는 얘기는 하더라 하더군요

참 황당했습니다.

선생님 전화 못받았냐고 하니까 못받았답니다.

화는 났지만, 부드럽게 말했더니

자기 아들땜에 우리 아들이 스트레스 많이 받냐고 그래서 전화한거냐고 하더군요

에고 황당하여라....

대답 안하고 끊었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참 다를 수 있다고 인정합니다

사내아이 키우다보면 그런건 보통 있는 일이라고, 오히려 큰소리 칩니다.

그럴수도 있죠 나도 그건 인정합니다.

고의로 그런것도 아니고 장난으로 그랬는데,

그래도 최소한 사람이 미안하다고 한마디는 해야 하는것 아닌가 싶어서 참 씁쓸했습니다.

고의가 아니라 하더라도 자기 아들의 부주의 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미안하다 한마디는 해야하는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선생님도 그렇고 그 아이 엄마도 그렇고

이래 저래 속상해서 잠이 안오네요.

에고, 낼 어떻게 또 하루를 지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