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

생일날 딸과 아들이 네게 써준 편지

생각제곱 2011. 1. 15. 22:24

지난 주일 내 생일이었는데, 생일날 아침 눈 뜨자마자 세수하고 교회가기 바빴는데

교회서 내 생일 기억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고 큰소리 한번 쳤더니, 저녁에 아들이랑 딸이 내게 써준 편지랍니다. ㅎㅎㅎ

 

초5 아들의 편지

 

엄마, 나 수상이야

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

앞으로 엄마 말 잘 듣도록 노력할께.

날 낳아주고 키워줘서 고마워

내가 나중에 커서 나한테 해준 2배로 갚아줄께

엄마 사랑해

수상이가

 

고2 딸의 편지

 

TO 사랑하는 엄마

 

히히 엄마 안뇽 ! 생신 축하드려요

난 절대절대 엄마 생일을 까먹은게 아니라구...

분명 한달전엔 달력에 동그라미도 그려두고

금요일엔 학교에서 1월 9일날 무슨 날이게 울엄마 생일인데~

그러면서 애들한테도 말했었는데!

오늘 좀 늦게 생각났을 뿐이라구...내가 엄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 그치~

히히 다른 친구들 엄마 얘기 들어보면 이것저것 막 시키고 막 장난아니더라궁

근데 울엄만 안그래서 넘 좋아 크하하

사실 좋다고 깨달으면서 지내왔던건 아니지만 문득문득 이렇~게 생각해보면

막 진짜 고맘게 느껴지구 그래 근데 너무 그걸 당연하게 느끼면서 살아왔던 것같아 음...

그런 당연한 사랑받는 딸이 되엇 난 넘 행복햇!!

엄만 그렇지않아?

난 적어도 아침마다 마스카라 그리고 한시간씩 머리하고 팬티인지 치마인지 구분도 안가는 그런 교복입고 다니는 딸은 아니잖아...그렇지? 넘좋지? 잉잉?

엄만 당연히 내가 그래선 안된다고 생각하니깐 딱히 그게 다행이라고 여긴적은 없겠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나 정말 바람직하게 자란 딸이다 ? 크크

첫째가 엄마가 바라던 아들이 아닌 딸로 태어난게 정말정말정말 하나님께 감사한 일이라고...그렇게 생각해줬으면 좋겠어 !!!!!!^^

엄마딸이 이렇게 귀엽고 예쁜 딸로 자란건 축복이라구 헤헤

예전엔 왜 멋도 모르고 그렇게 엄마한테 상처주는 말 철없는 행동만 했던건지 지금 생각해보면 후회되고 그러지만...

히히 그래도 나 엄마한테 바락바락 대들거나 한적은 없...는 것 같은데..아닌가? 크크 미안해용

가끔 난 엄마 보면서 너무너무 대단하단 생각을 해 !

내가 커서 결혼하면 엄마처럼 살 수 있을까

아무조건없이 해야만 하니깐 돈 벌고 애들 키우고 집안일 하고...

생각하면 정말정말 힘들꺼 같구 막 걱정이 되서 깊게 생각하기 전에 관두고 그러지만..

한떄 엄마도 내가 상상할 수 없을만큼 힘들때가 있었을거야

그런거 생각하면 진짜 내가 열심히 해서 행복하게 해주면 좋겠다 하지만...

이러고 있는거 보면

음 아직 내가 철이 다 든 건 아니구나

가슴 깊이 깨달을 때가 아직 찾아오지 않은걸까 헤헤

난 엄마가 웃는게 제~일 좋은데

엄마도 그런가용???흐흐

편지 글씨로 예쁘게 쓰고 싶었는데 몹쓸 티눈 때문에 예쁜 글씨가 안나와

그래서 깔끔하게 컴퓨터로 열심히 진심을 담아 성의있게 쓴거니깐 실망하지 마시궁

예쁜 딸이 엄마 생신 진짜 진짜 축하드려용

생신 이러니깐 엄마 되게 나이든 거 같다.. 생일 축하해 라고 말하고싶어 히히

앞으로도 힘든 일 걱정되는 일 물론 많이 생기겠지만

그때마다 엄마가 보면서 힘든 일 싹 잊을 수 있는 예쁜 딸 되도록 노력할테니깐 힘내 힘내 알았지~~~

엄마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햇 크크

 

2011년 1월 9일 -엄마딸 은영이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