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목욕탕 풍경
아침 일찍 혼자 목욕가방 하나 들고 목욕 하러 갔습니다.
토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할머니들이 손녀딸 데리고 오신 분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적게봐도 여든은 넘어 보이는 할머니 두분과 열살쯤 되는 손녀딸이 내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동생 할머니는 부지런히 아이 몸에 비누칠 해주고, 머리 감겨주고 있었고 언니 할머니는 탕 옆에 앉아서 수건이랑 런닝셔츠를 비누칠해서 박박 문질러 빨고 있습니다.
옛날 목욕탕에서 수건과 속옷 빨던 것이 기본이었던 시절이 있었죠
그 시절 습관이 남아서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
수건에 비누칠해서 열심히 치대는 언니 할머니 옆으로 간 동생 할머니가 머리에 샴푸를 쭉 짤아주더니 머리도 감겨드립니다.
탕의 물을 퍼서 머리에 부어주십니다.
머리를 다 감고 나서도 언니 할머니의 빨래는 계속 됩니다.
그렇게 할 동안 동생 할머니는 빈자리가 나자 자리를 하나씩 하나씩 확보하고, 손녀딸을 보살핍니다.
손녀딸은 사가지고 들어온 구운계란 먹기에 바쁘네요
모처럼의 쉬는 날 엄마 아빠 편하라고 손녀딸만 데리고 목욕을 오셨나봅니다.
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평균 수명도 늘어나서 그런지 손녀딸 데리고 목욕 오신 분들이 참 많이 보입니다.
아니면 갓난 아기와 딸을 데리고 온 엄마.... 모녀삼대....
물론 나처럼 혼자 가볍게 목욕하러 온 아줌마들도 많이 있었지만 말입니다.
샤워문화가 확산되며 아무리 큰 목욕탕을 가도 사람들이 꽉 꽉 차는 일이 잘 없는 것 같아요
어린시절엔 새벽일찍 목욕탕을 가도 자리가 없어서 탕 옆에 겨우 엉덩이 붙이고 앉아 씻고 올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여유로은 휴식처로 목욕탕을 생각하는 때가 되었으니...
예전엔 집에서 목욕하기 힘든 겨울, 몸의 청결을 위해 매주 의무적으로 목욕탕에 갔었는데, 요즘은 샤워 문화의 확산으로 몸이 찌뿌둥하거나 피로가 쌓일때 쉬러 간다는 생각으로 목욕하러 가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