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
정부미를 아시나요?
생각제곱
2013. 11. 15. 20:20
오늘 매주 반찬을 해 드리는 할머니의 요청으로 댁에 방문했습니다.
방바닥은 냉골이었고, 전기장판으로 바닥의 추위만 겨우 면하는 그런 방에 초대하셨습니다.
매주 대문 앞에 나와서 우리를 기다리시는 할머니..
제가 전화를 하면 그 전화비 아까우니 그게 미안해 기다린다고 하시는 할머니의 초대라 더 설레었을지도 모릅니다.
방 가운데 있는 " 나라미" 라는 쌀...처음 보았습니다.
동사무소에 2만원을 주면 저 쌀을 준다고 합니다.
밥을 하면 정말 정말 맛이 없어서 찹쌀을 조금씩 섞어서 밥을 하지만 그래도 맛이 없답니다.
몇일 전에는 나라미가 다 떨어져서 쌀 한되에 5천원을 주고 사와서 먹었는데, 그 쌀이 기름이 좔좔 흐르는 것이 정말 맛있었다고 말씀하시는데...가슴이 짠해왔습니다.
기름보일러 난방을 하는데, 한 드럼에 25만원인데, 지금 기름이 하나도 없어서 기름 후원해주는 단체가 없는지 물어오시는데... 참 곤란하더라구요
주위분들에게 커피값이라도 아껴서 다섯달만 기름값 좀 후원해달라고 얘기를 해서 모았지만 아직 기름 한드럼 사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입니다.
정신지체장애3급인 49세 아들과 80세 할머니의 삶
보증금 30만원에 월세 12만원짜리 방 한칸
그 곳에서 장롱도 없이 사시는 삶을 보면서, 그런 분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해줄 수 없고, 겨우 일주일에 반찬 한번씩 해 드리는 것 외에는 도울 길이 없다는 사실도 참 마음아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