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소개

[구룡포 맛집] 원조 모리국수집보다 더 원조같은 맛.

생각제곱 2014. 8. 16. 11:35

 호미곳을 꼭 보고싶다는 지인과 함께 구룡포에 갔습니다.

구룡포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을 검색해봤더니 모리국수더군요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이집 간판 사진 하나 보고 물어 물어 찾아갔습니다.

경매가 이루어지는 구룡포 수협 근처 포장마차하시는 아주머니께 매일 민속 동동주가 어딘지 물었더니 수협골목 끝에 있다고 하셔서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전화를 해서 사장님께 주소를 물어 네비게이션을 이용해서 찾을 생각이었어요

구룡포리 까지만 주소를 알면 한눈에 보이리라 생각했던게 잘못이었나봅니다.

 

신주소는 보시는것처럼 구욜포길 111번길입니다.

가게 앞에도 신주소가 잘 붙어 있습니다. 111 이라고...

가게 안 사진입니다. 저기 보이시는 분이 사장님이십니다. 할머니라고 불러도 민망하지 않을듯한 연세이신...참으로 친절하신 할머니십니다.

 

처음 찾다가 모리국수 먹을 수 있냐고 전화를 드렸더니 "몇치나 오니껴?" 를 잘못들어 "여기 수협앞인데 곧 찾아갈 수 있을거에요" 그랬더니 "몇명이나 오냐"고 다시 물어주신 ...

"그래서 둘입니다. "했더니 "원래 모리국수 2인분은 안파는데, 멀리서 오는것 같으니까 해준다고" 그러셨어요.

 

 

 

테이블 3개에 방 한개입니다. 왼쪽으로 가면 화장실로 가는 곳이고 오른쪽이 주방입니다. 전화를 드리고 찾아갔더니 이미 냄비엔 국수 끓일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차림표가 보였지만 모리국수가 주 목적이어서 눈여겨 보지 않았습니다.  식당 주변에는 모텔과 술집들이 많이 있었지만, 낮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왕래는 거의 없었습니다.

 

주인 할머니의 테이블 세팅... 특이하게도 젓가락은 나무 젓가락을 주시더군요

 

 

반찬 세팅... 잘 익은 김장김치와 다시마 무침, 그리고 짜지 않은 낙지젓이었습니다. 김치는 완전 경상도식 젓갈김치였고, 무도 아삭하니 맛있었어요. 옛날 초딩때 먹던 그런 김치맛이었어요. 물컵도 종이컵입니다. 참 특이한 구성이죠? 나무젓가락에 종이컵, 정말 의외였습니다.

 

 

드디어 모리국수가 나왔습니다. 모리국수는 장치라는 생선으로 끓인게 진짜 모리국수라 했는데, 구룡포 주변 모리국수 맛집을 검색하니 그때 그때 잡은 생선으로 하는 것이라서 가끔은 동태로도 모리국수를 끓여 나온다는 말에 제가 굳이 물어 물어 찾아간 집이 이 집이었어요.

 

정말 장치라는 생선으로 끓인 모리국수입니다.

할머니 말씀이 절대로 냉동 쓰지 않고 그날그날 잡아온 생물로만 끓인다고 하셨어요.

 

생선의 맛은 아귀 같기도 하고 부드러운 가오리 같기도 하고...동태의 식감과는 전혀 다른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맛입니다.

태어나 처음 먹어보는 장치의 맛...매력적이었어요.

 

저는 이 국수를 먹으며 머리속에서는 바닷가에서 갓 잡아올린 생선으로 그 자리에서 준비해간 양념을 넣어 끓여먹는 칼국수같은 기분...

바닷내음 맡으며 비록 식당에서 먹는 모리국수였지만 제 머리속은 시원한 바닷가에서 캠핑하며 먹는 칼국수였습니다.

마늘이 듬뿍 들어가 생선 비린내를 잡아주고, MSG  전혀 안들어간 맛입니다.

할머니께서도 멸치 육수 진하게 우려서 끓이는 것이라 하셨어요. 조미료는 안쓴다고...

 

조미료를 쓴다면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것입니다.

 

 

장치의 살점입니다. 건드리면 몽땅 부서질 것 같은... 그래서 나무젓가락을 주셨나봅니다. 날씬한 쇠젓가락으로 먹다가는 생선살이 동강나버릴듯한 부드러움입니다.

 

 

파, 마늘, 콩나물, 떡국떡 이외엔 어떤것도 찾아볼 수 없었지만 표현할 수 없는 진한 감칠맛...

지금까지 먹은 최고의 국수였습니다. 모리국수..다음에 기회된다면 한번 더 먹고픈 음식입니다.

 

이 모리국수를 위해 아침도 안먹고 먹는 오후 1시의 늦은 점심이었지만, 2인분이라 준 한냄비의 모리국수를 둘이서 배터지도록 먹고도 일인분 이상이 남았다는...

 

정말 넉넉한 인심의 모리국수입니다. 꼭 3명 이상 가셔서 드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