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시
화산
생각제곱
2015. 10. 12. 19:32
판들은 지긋지긋한 세력 다툼을 끝낼 마음이 없다.
밀고 포개고 충돌하며 뜨겁게 달아올라
서로를 부수고 녹이는 사이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눈이 내리고 태풍이 지나간다
치솟는 역정이 만든 엄청난 전율
다리 위를 달리던 차들이 강물로 떨어진다
새우들의 아픈 하소연이 하늘 높이 날아올라도
판들의 화는 가라앉지 않는다
분노의 온도가 녹인 마그마는
도가니 속의 쇳물이 되어
또 한번의 용솟음을 치며 가쁜 호흡을 고른다
용암이 날아오른다
거대한 구름이 된 화산재도 날아오른다
검게 타오르는 소나기가 도시 위로 떨어지고
또 하나의 공동묘지가 만들어졌다
"등 터진 새우 여기 잠들다"
묘비에는 이렇게 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