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시
야경
생각제곱
2015. 10. 12. 19:34
먼 옛날 별을 따러 올라갔던 바벨론의 사내들은
굵은 땀방울이 끌고 가는 오징어 배 어부들과
부산하게 움직이는 장터 사람들과
졸린 눈 비비며 자고 싶지 않은 아기들을
불러 모아 은하수를 만들었다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가 된 한 개비 성냥은
미리내 강물에 떠내려갔고
해마다 불 밝히는 대형 트리는
용서와 자비를 구하는 사람들의
기도의 은하수가 된다
아버지의 아버지가 지은 잘못을 용서해달라는
아들의 아들들은 별빛을 모아 바벨탑을 쌓고 있다
너무 아름답기에 도저히 허물 수 없다는 핑계는
야경이 되어 강을 타고 세차게 떠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