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시

미용실 풍경

생각제곱 2015. 10. 12. 19:49

 

머리카락에 파마약을 묻히고

선풍기처럼 빙빙 돌아가는

열판 밑에 무료하게 앉아

소리로 퍼즐 놀이를 한다

 

음악소리에 묻힌 드라이어 소리

바닥에 떨어진 머리칼을 쓸어 담는 빗질소리

찹쌀떡 한입에 구겨 넣고 우걱우걱 씹어대는 사내의 쩝쩝 소리

 

소리들 사이에서 의미가 들린다

 

사장님은 얼굴이 길어서 옆머리를 쳐올리고

앞머리를 기르시면 더 젊어 보이실거에요

언니는 키가 커서 너무 짧은 머리는

어울리지 않아요

 

그녀의 가위질이 잘라낸 퍼즐이

머리카락과 함께 바닥에 떨어지고

쓰레받기에 담긴 머리카락 사이에서

퍼즐은 공식처럼 맞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