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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의 기회비용

생각제곱 2005. 5. 6. 22:47

경제학 배우면서 나는 이 기회비용이란 말이 참 좋았다.
살아가면서 이걸 할까? 말까? 갈등중에 있을때는 어김없이 이 기회비용이란 말이 생각난다.
선택은 언제나 기회비용이 높은 쪽으로...

그럼 아줌마들에게 있어서 기회비용이 어떻게 유용하게 사용되는가 알아봅시다.

시장에 가서 콩나물을 하나를 사더라도 조금만 더 주세요 라고 한줌 더 집어넣어 오는 아줌마들

(저는 절대적으로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예외입니다. 어릴적에 할머니 손잡고 시장보러가면 우리 할머니 늘 그렇게 물건을 더 받아오셨어요. 6가족 먹으려면 조금이라도 더 받아오셔야 했겠지만, 전 물건사고 돌아서면 할머니에게 "할머니 저 사람들도 먹고 살아야하잖아요? 불쌍한데, 더 받지 말지..." 라고 말하곤 했어요.

지금도 전 물건 사면서 더 달라는 소리 안합니다. 심지어 남대문 시장에 가서 옷살때도 깎아달라고 말 안합니다. 그러면 자기들이 알아서 깎아주고 하나 더 끼워주고 하더라구요. 저는 장사도 남는게 있어야한다고 생각해요. 회사원들은 퇴근시간이나 있죠? 장사가 되건 안되건 자리 지키고 있어야 하는 장사꾼들이 언제나 불쌍해보이거든요. 제가 어릴적 장사를 넘 많이 해서 그런지도 모르죠.

저는 물건 살때 이런 마음을 가집니다. 열심히 살려고 저렇게 애쓰는데, 물건값 조금 깎지말고 그 만큼 그 사람들 돈 더 남으라고 하자. 돈벌어서 사회 환원하겠습니다 라는 말 저는 안하고 생각도 안합니다. 경제가 돌아야 우리 나라도 골고루 더 잘 사는 나라가 되지 않겠습니까? 조금이라도 열심히 살려고 애쓰는 사람들에게 물건팔아주고 싶은게 제 마음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형마트가 동네 슈퍼보다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어도 동네 슈퍼 더 애용합니다. 일 이백원 더 주고 사더라도... 대신 저는 시간을 벌잖아요. 마트 갈 시간, 마트 갈 기름값, 마트가서 안사도 될 물건 사는 값까지..

그렇다고 대형마트 안간다는 것 아닙니다. 갈때와 안갈때는 늘 생각해서 결정할 뿐이지요. 거기서도 저는 기회비용을 생각해서 걸정합니다. 거의 습관적으로...)

다시 기회비용으로 돌아가서
그렇게 한줌 더 얻어온 콩나물로 국 끓이고 무쳐먹고 남은건 냉장고 넣어두었다가 하루 이틀 지나서 상하기 일보직전까지 가는 경우가 항상은 아니지만 어쩌다 한번 있습니다.

그러면 이것을 먹을까? 말까? 생각하죠

우리 엄마는 꼭 드십니다. 아까워서... 저는 과감히 버립니다. 배탈나기 싫어서...
여기서 저는 기회비용을 생각합니다.
콩나물을 먹고 탈이 나서 약을 사먹고 내 몸이 고생하면 버리는 것보다 더 큰 손실이다. 그래서 나는 안먹는 쪽을 택하겠다.

한국의 수많은 엄마들은 이 기회비용에 역행해서 살아가십니다. 과일을 사도 맛없는 것 못난 것 먼저 드십니다.
그러면 항상 맛없고 못난 것만 먹습니다. 사온 과일 다 먹을때까지
그러나 한국의 아빠들은 좋은 것 맛있는 것 먼저 골라 먹습니다. 그러면 반대로 항상 좋은 것만 먹습니다.

저 역시 아줌마인지라 못난 것 부실해보이는 것 먼저 먹는 쪽이지만, 저도 좋은 것 먼저 먹는 쪽으로 바뀌면 좋겠습니다.

더 가슴에 와닿는 예 하나 들어볼까요?
아이들 아침에 먹다 남긴 밥, 아까워서 종일 그것 먹습니다. 아마 점심시간 되기 전에 그 밥 다 먹을겁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배가 불러서 그냥 뒀다가 소화 조금 되는 듯하면 남긴 것 먹고 또 배부르면 뒀다가 또 좀 있다 먹고...그러면 배 꺼질 시간 없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제 내장에는 지방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나중에 그거 뺼려면 돈들여 헬쓰하고, 시간 들여 운동해야 합니다. 남긴 밥 조금 아끼려다가 성인병 부르는 ???? 그럼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아깝지만 과감히 버리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이 납니다.

몇년전에 아주 심각하게 고민할 일이 있었어요. 남들처럼 하나님께 죽기 살기로 매달렸죠. 금식기도가 그렇잖아요? 하나님 안해주시면 저 죽을거에요 라고 협박하는게 금식기도라 생각합니다. 표현이 좀 그런가요??? 그렇다고 제 협박에 넘어가실 하나님은 아니지만, 그래도 불쌍히 여기진 않으실까요???
아줌마니까 하루 한끼, 아침만 금식을 했었는데, 그 기간 동안에는 아이들 남기는 것 그냥 버렸습니다. 그랬더니 몸무게가 4Kg이 빠지더라구요.

이 땅의 많은 아줌마들, 아이들 먹다 남긴 밥만 안먹어도 다이어트 될겁니다.

저는 아이들 공부 시키면서도 기회 비용 생각합니다. 뭔가를 새로 가르쳐야 할때, 투자하는 시간과 돈만큼의 효과가 있을것인가? 없을것인가? 내 아이가 소화해내는 양은 얼마만큼인가?
다른 아이가 효과봤다고 해서 내 아이도 똑같은 효과를 볼거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내 아이를 가장 잘 아는것은 엄마입니다.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생각해서 시키실 수 있는 것, 그것이 엄마가 가져야 할 가장 큰 지혜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 지혜를 가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답니다. 제가 모르는 여러분의 지혜도 나눠주지 않으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