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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자식 농사 어떻게 지을까요? (2탄, 태교)
생각제곱
2005. 5. 6. 23:43
이 글을 쓰기 전에 먼저 이 땅에 시험관아기를 가지기 위해 애쓰시는 수 많은 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가집니다.
또한 그 분들께 더 나은 의학의 발달과 하나님의 축복으로 꼭 바라는 아기 가지시길 기도드리며, 제 얘기를 시작할까합니다.
자식 농사를 지으려면 먼저 씨를 뿌려야 하잖아요?
제가 아이를 가진 것부터 시작해서 적을께요.
지금은 나이도 들고, 산전수전 다 겪어서, 좀 더 부드러워지고, 좀 더 이해심도 생기고 했지만, 저도 갓 결혼했을때는 철없었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님들의 리플을 보며, 나보다 더 어렵게 살았던 분들도 많았다는 것 알아가면서, 왠지 모르게,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 분들께 너무 죄송하고, 또 너무 잘난척 한것 같기도 하고, 내가 받은 복도 제대로 감사하지 못하고 살았구나 싶은게...
인간은 누구나 각기 소견에 옳은대로 살아간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 역시 제 소견에 옳은대로 살아왔었습니다.
그래서 시행착오도 많이 하고, 손해도 많이 보고, 깨어지기도 많이 했었어요.
제 경험들 올리면서 여러분들은 저처럼 바보같은 일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시월 삼일 개천철날 결혼식을 올렸어요.
제 생일이 일월이라 첫 아이도 일월에 낳고 싶었어요. 괜한 고집이고 욕심이었죠.
그리고 첫아이는 무조건 아들을 낳고 싶었어요.
이유는 전에도 말씀드렸듯이,제가 살아온 세월이 너무 힘들어
맏이의 책임감이 너무 무거워 제 아이는 저처럼 살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었어요
전 항상 상상속의 오빠를 두고 살았었어요
너무 힘들때는 일기장에 편지를 썼어요
상상속의 오빠를 만들어서...
하루 하루를 하소연하면서 마음껏 얘기할 수 있는 상대는 언제나 상상속의 오빠였죠.
만약 맏이가 남자였더라면, 나보다는 덜 힘들었을꺼야 라고 생각했었어요.
그 이유 때문에 첫 아이는 꼭 남자를 낳으리라, 다짐하고 결심하고 살았었어요
절대 남아선호사상이 있어서 그런것도 아니었고, 남편이 장손이라 그런것도 아닙니다
저희 시아버지도 막내고 제 남편도 막내고, 또 교회 다니니까 제사도 없고,
아들 안낳아도 누구 하나 뭐라 할 사람도 없었어요.
그 당시는 인터넷도 없었으니까 서점가서 아들낳기 위한 비법 책을 사 보았어요
두권을 샀었는데, 일본인이 지은 책이었어요
칼슘을 많이 먹고, 여자는 고기를 먹지 않고, 남자는 커피를 마시고, 속옷은 헐렁한 것을 입고,..
하여간 지켜야 할 것도 무지 많았어요
결혼과 동시에 그 책 사서 읽으면서 열심히 시키는대로 했죠
그리고 디데이
1월에 아기를 낳으려면 날짜 계산 거꾸로 해서 딱 배란일 맞추면 일년에 한번 오는 바로 그 날
아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임신이 되었다는 가정하에
매일 치즈를 사먹고(처음 한달간 아이 뇌가 형성되는 시기라면서 치즈를 먹으면 머리좋은 아이가 나온다는 학설이 있었습니다.) 태교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보름후, 임신이 아니라는 사인이 왔어요.
좌절했습니다. (여기서 웃으셔도 됩니다. 그치만 저는 아주 심각했었습니다.)
저는 아이를 못낳는 여자일꺼라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그때가 이미 결혼하고 반년이 지나가고 있었고, 주위에서 모두들 왜 애기가 안생기냐고, 어디 이상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맞벌이하느라 일부러 임신을 미루는 부부가 많지만, 그 당시엔 결혼과 동시에 임신이 거의 공식화 되어있었잖아요?
단 한번 그것도 단 하루만으로 임신이 될거라 믿었던...ㅋㅋㅋ
제 얘기 들은 사람들이 웃더라구요
한번만에 아기가 생길줄 아는건 제 착각이라구요.
그 다음달, 어쩌면 이번에 못가지면 1년을 기다려야 1월에 아기를 낳게 될지도 몰라 라는 생각에
아마도 아들보다 1월에 태어날 아기를 더 원했나봅니다.
그 다음달 여차여차해서 성공한 아기가 제 딸 아이입니다.
그런데 저도 쉽게 아기를 가지는 여자는 아니었다는 생각입니다.
둘째랑 터울이 5년 하고도 반, 그동안 한번도 임신이 안되었으니 말입니다.
울 엄마 소원이 제가 피아노 잘 치는것이었어요
제 기억엔 엄마 손에 끌려 피아노 학원에 세번 갔었어요
근데 그 세 번 다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두었죠
그렇게 싫더라구요
전 음악도 싫어합니다.
가요톱텐 이라는 프로그램, 제가 젤 머리아파한 프로그램이었어요
대학 다닐때까지 그 프로 한번도 안봤습니다.
저 처럼 음악에 무지하고 또 소질도 없고 적성에도 안맞는 딸에게 피아노를 시키고 싶어하셨던 울 엄마,
제가 고집이 좀 세서 하기 싫은건 죽어도 안하거든요
엄마 말이라면 지금도 무조건 다 들어드리는데도 피아노만은 못하겠더라구요
임신 한 것을 아신 울엄마 태교를 위해 피아노를 배우라고 하셨어요
전 태교를 위해서 피아노 학원에 또 등록을 했습니다.
바이엘 상 끝내는데 두주일 걸리더라구요
셋째주 되던 날 바이엘 하 들어갔는데, 피아노 한시간 치고 오면 서너시간동안 머리가 아파서 너무 너무 괴로웠어요
콩나물 대가리 머리속으로 계산해서 손으로 건반 두드리느라 머리속이 뱅글뱅글 돌아가는데, 그 한시간이 제겐 지옥이었어요
이러다가 태교고 뭐고 죽을 것 같다 싶어서 또 그만뒀습니다.
태교란 임산부 마음이 편한게 태교지, 피아노 배우느라 머리아픈게 태교가 아니야 그러면서...
친구들이 자연의 소리니 뭐니 하는 태교음악을 사주더라구요
한번 듣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못듣겠더라구요
첫아이 태교는 수학 정석 풀고, 영어 문법 가르치는걸로 대신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아이 음치에요. 초등 1학년때 성악을 몇달 가르치다가 포기했습니다.
그것도 울 엄마때문에...
울엄마는 노래 잘하고 피아노 잘치는 딸을 두고 싶어했는데, 제가 못해드렸으니 제 딸을 통해 이루고 싶으셨나봅니다.
효도 하는샘 치고 딸에게 시켰는데, 제 딸은 저보다 더 착해서 말 정말 잘 들어요
하기 싫어도 시키면 다 하거든요
전 하기 싫으면 안했는데...
대신 하기 싫은거 시키면, 시간과 돈만 버립니다.
제 딸아이 7살때부터 피아노 가르쳤는데 중간에 몇달 정도는 쉬어가면서 했지만, 아직도 체르니 30번 끝 못냈습니다.
진짜로 돈 버리고 시간 버렸습니다.
제가 못해드린 울 엄마 소원 풀어드리느라 효도차원에서 시킨 것도 있구요,
제가 부자되면 지을 교회에서 제 딸이 찬송가 반주해주면 좋겠다는 제 욕심도 있어서 지금까지 끌고온겁니다.
이번엔 진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피아노 과외 붙였습니다.
교회서 피아노 반주하는 대학생에게 부탁했습니다. 그 학생 전공자 아닙니다. 불문학 전공하거든요.
제가 봤을때 그 학생은 일단 가르치는 능력이 있고,(자기가 아무리 잘해도 가르치는 능력 없으면 선생으로서는 자격미달이라 생각해요.) 전공자는 아니라도 찬송가랑 카스펠 송 정말 잘 칩니다.
그 학생 만큼만 치면 되니까 제 딸에겐 최고의 스승이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과외선생 고르는 기준이 이렇습니다. 혹시 과외시키실 마음 있으신 어머님들
꼭 전공자 안찾으셔도 됩니다.
가르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 그걸 먼저 보십시오.
피아노 전공시킬건 아니니까 찬송가에 카스펠송만 코드 넣어 칠줄 알게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중학교 가기전에 꼭 마무리 시키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이번엔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저처럼 자식들 피아노 교육에 그렇게 시간과 돈 투자하지 마십시오.
피아노 못쳐도 사는데 지장없고, 학교 시험 지장없습니다.
소질 있다면 시키시고 소질 없다면 꼭 안시키셔도 됩니다.
대신 리코더는 시키십시오. 단소라든지...
그것도 과외 필요없구요. 학교서 가르쳐주면, 집에서 조금만 더 연습시키십시오
그래서 한 곡 정도 연주할 실력만 키워두십시오.
이건 중학교 선생님께 들은 충고인데, 중학교 음악 수행평가 피아노가 아니고
리코더나 단소랍니다.
그것만 잘하면 점수 잘 받는답니다.
태교얘기 하다가 왜 이리로 샜죠?
둘째 녀석 가지기 전에는 십자수도 하고, 영어 회화도 배우러 다녔는데, 둘째를 가졌다는 것을 아는 그 순간부터 바늘을 잡기 싫더라구요
하던 십자수 그대로 접어두었는데, 그것 아직도 미완성입니다.
영어회화 그때부터 손놓은게 지금까지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태교는 하고 싶은 것 하고, 먹고 싶은 것 먹는 것입니다.
산모 마음이 편한게 곧 태아 마음도 편하고
그것이 가장 좋은 태교다.
마음이 편한 상태에서 태어난 아기가 가장 밝게 자란다.
그 생각은 변함이 없어요
첫아이때는 남편 교통사고도 있었고, 이것 저것 걱정거리도 많았었고,
빈혈에 입덧도 있었는데, 일주일에 한번씩 고속버스 타고 울산으로 주말과외하러 다녔었어요
돈때문에...
그러나 둘째는 집으로 오는 학생들만 과외해주면서 하고 싶은 것 다하고, 먹고 싶은 것 먹어서 그런지
둘째 아이가 말도 많고, 웃음도 많고 그래요
첫아이는 딸이라도 늘 과묵하고, 말도 잘 안하고...
그럴때보면 내가 첫아이 가져서 할말 다 못하고 하고픈 것 다 못해서 그런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려올때가 있거든요.
둘째때도 딱 한번 고비가 있었어요
동네 산부인과 다녔는데, 산전검사라고 피검사 하잖아요?
태아 기형인가 아닌가 알아본다는 검사
그것 안하려다가 5만원 주고 했었는데, 다운증후군이라고 양수검사를 하자고 하더라구요
양수검사 비용이 60만원
돈도 너무 비싸고, 바늘이 무섭기도 했고, 혹시라도 아이에게 감염이 될지도 모르고,
또 내 아이가 꼭 다운증후군이란 보장도 없고
한달을 친정에 말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았습니다.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어요
의사는 말하기를 기형이기만 하면 8개월이라도 수술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빨리 검사를 하자고 하더군요.
혼자 결론을 내렸습니다.
"어짜피 내게 주신 생명인데, 딸인들 어떻고, 아들인들 어떠며, 정상인들 어떻고 비정상인들 어떠랴?
열심히 돈벌어서 열심히 키워야지. 내 아이인데, 절대로 유산만은 시키지 않으리라.
비록 다운증후군이라 하더라도, 낳아서 키우리라"
내 아기잖아요? 내 피와 내 살인데, 어떻게 엄마가 되어서 내 아기를 죽일 수가 있어요?
그 다음부터는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이 말을 친구에게 했더니 그 친구 남편이 산부인과 의사였는데, 피검사를 한번 더 해보자고 하더군요. 양수검사 아니니까 아기는 위험하지 않겠다 싶어서 피 한번 더 뺐습니다.
다행히 결과는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정상으로 나오더라구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산부인과에서 양수검사해서 돈벌려고 일부러 그런 결과 나오게 한것 아냐? "
그 검사 하루 이틀만 일찍 당겨서 하면 비정상으로 결과 나오거든요. 딱 적정 시기가 있는데, 제가 사흘정도 먼저 검사를 했던 거였어요
제가 만약 셋째 가진다면, 전 절대 기형아검사 안할겁니다.
괜히 했다가 마음고생만 더 했습니다.
어짜피 낳을 아이였는데 말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결론은...
태교는 하고 싶은것 하는게 태교다.
남들이 태교에 좋다고 하는 음악도 내가 싫으면 안하는게 낫다.
피아노로 태교하든 수학 정석으로 태교하든, 내 마음만 기쁘면 그것이 태교다.
제 말 맞는 것 같지 않나요???
또한 그 분들께 더 나은 의학의 발달과 하나님의 축복으로 꼭 바라는 아기 가지시길 기도드리며, 제 얘기를 시작할까합니다.
자식 농사를 지으려면 먼저 씨를 뿌려야 하잖아요?
제가 아이를 가진 것부터 시작해서 적을께요.
지금은 나이도 들고, 산전수전 다 겪어서, 좀 더 부드러워지고, 좀 더 이해심도 생기고 했지만, 저도 갓 결혼했을때는 철없었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님들의 리플을 보며, 나보다 더 어렵게 살았던 분들도 많았다는 것 알아가면서, 왠지 모르게,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 분들께 너무 죄송하고, 또 너무 잘난척 한것 같기도 하고, 내가 받은 복도 제대로 감사하지 못하고 살았구나 싶은게...
인간은 누구나 각기 소견에 옳은대로 살아간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 역시 제 소견에 옳은대로 살아왔었습니다.
그래서 시행착오도 많이 하고, 손해도 많이 보고, 깨어지기도 많이 했었어요.
제 경험들 올리면서 여러분들은 저처럼 바보같은 일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시월 삼일 개천철날 결혼식을 올렸어요.
제 생일이 일월이라 첫 아이도 일월에 낳고 싶었어요. 괜한 고집이고 욕심이었죠.
그리고 첫아이는 무조건 아들을 낳고 싶었어요.
이유는 전에도 말씀드렸듯이,제가 살아온 세월이 너무 힘들어
맏이의 책임감이 너무 무거워 제 아이는 저처럼 살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었어요
전 항상 상상속의 오빠를 두고 살았었어요
너무 힘들때는 일기장에 편지를 썼어요
상상속의 오빠를 만들어서...
하루 하루를 하소연하면서 마음껏 얘기할 수 있는 상대는 언제나 상상속의 오빠였죠.
만약 맏이가 남자였더라면, 나보다는 덜 힘들었을꺼야 라고 생각했었어요.
그 이유 때문에 첫 아이는 꼭 남자를 낳으리라, 다짐하고 결심하고 살았었어요
절대 남아선호사상이 있어서 그런것도 아니었고, 남편이 장손이라 그런것도 아닙니다
저희 시아버지도 막내고 제 남편도 막내고, 또 교회 다니니까 제사도 없고,
아들 안낳아도 누구 하나 뭐라 할 사람도 없었어요.
그 당시는 인터넷도 없었으니까 서점가서 아들낳기 위한 비법 책을 사 보았어요
두권을 샀었는데, 일본인이 지은 책이었어요
칼슘을 많이 먹고, 여자는 고기를 먹지 않고, 남자는 커피를 마시고, 속옷은 헐렁한 것을 입고,..
하여간 지켜야 할 것도 무지 많았어요
결혼과 동시에 그 책 사서 읽으면서 열심히 시키는대로 했죠
그리고 디데이
1월에 아기를 낳으려면 날짜 계산 거꾸로 해서 딱 배란일 맞추면 일년에 한번 오는 바로 그 날
아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임신이 되었다는 가정하에
매일 치즈를 사먹고(처음 한달간 아이 뇌가 형성되는 시기라면서 치즈를 먹으면 머리좋은 아이가 나온다는 학설이 있었습니다.) 태교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보름후, 임신이 아니라는 사인이 왔어요.
좌절했습니다. (여기서 웃으셔도 됩니다. 그치만 저는 아주 심각했었습니다.)
저는 아이를 못낳는 여자일꺼라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그때가 이미 결혼하고 반년이 지나가고 있었고, 주위에서 모두들 왜 애기가 안생기냐고, 어디 이상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맞벌이하느라 일부러 임신을 미루는 부부가 많지만, 그 당시엔 결혼과 동시에 임신이 거의 공식화 되어있었잖아요?
단 한번 그것도 단 하루만으로 임신이 될거라 믿었던...ㅋㅋㅋ
제 얘기 들은 사람들이 웃더라구요
한번만에 아기가 생길줄 아는건 제 착각이라구요.
그 다음달, 어쩌면 이번에 못가지면 1년을 기다려야 1월에 아기를 낳게 될지도 몰라 라는 생각에
아마도 아들보다 1월에 태어날 아기를 더 원했나봅니다.
그 다음달 여차여차해서 성공한 아기가 제 딸 아이입니다.
그런데 저도 쉽게 아기를 가지는 여자는 아니었다는 생각입니다.
둘째랑 터울이 5년 하고도 반, 그동안 한번도 임신이 안되었으니 말입니다.
울 엄마 소원이 제가 피아노 잘 치는것이었어요
제 기억엔 엄마 손에 끌려 피아노 학원에 세번 갔었어요
근데 그 세 번 다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두었죠
그렇게 싫더라구요
전 음악도 싫어합니다.
가요톱텐 이라는 프로그램, 제가 젤 머리아파한 프로그램이었어요
대학 다닐때까지 그 프로 한번도 안봤습니다.
저 처럼 음악에 무지하고 또 소질도 없고 적성에도 안맞는 딸에게 피아노를 시키고 싶어하셨던 울 엄마,
제가 고집이 좀 세서 하기 싫은건 죽어도 안하거든요
엄마 말이라면 지금도 무조건 다 들어드리는데도 피아노만은 못하겠더라구요
임신 한 것을 아신 울엄마 태교를 위해 피아노를 배우라고 하셨어요
전 태교를 위해서 피아노 학원에 또 등록을 했습니다.
바이엘 상 끝내는데 두주일 걸리더라구요
셋째주 되던 날 바이엘 하 들어갔는데, 피아노 한시간 치고 오면 서너시간동안 머리가 아파서 너무 너무 괴로웠어요
콩나물 대가리 머리속으로 계산해서 손으로 건반 두드리느라 머리속이 뱅글뱅글 돌아가는데, 그 한시간이 제겐 지옥이었어요
이러다가 태교고 뭐고 죽을 것 같다 싶어서 또 그만뒀습니다.
태교란 임산부 마음이 편한게 태교지, 피아노 배우느라 머리아픈게 태교가 아니야 그러면서...
친구들이 자연의 소리니 뭐니 하는 태교음악을 사주더라구요
한번 듣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못듣겠더라구요
첫아이 태교는 수학 정석 풀고, 영어 문법 가르치는걸로 대신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아이 음치에요. 초등 1학년때 성악을 몇달 가르치다가 포기했습니다.
그것도 울 엄마때문에...
울엄마는 노래 잘하고 피아노 잘치는 딸을 두고 싶어했는데, 제가 못해드렸으니 제 딸을 통해 이루고 싶으셨나봅니다.
효도 하는샘 치고 딸에게 시켰는데, 제 딸은 저보다 더 착해서 말 정말 잘 들어요
하기 싫어도 시키면 다 하거든요
전 하기 싫으면 안했는데...
대신 하기 싫은거 시키면, 시간과 돈만 버립니다.
제 딸아이 7살때부터 피아노 가르쳤는데 중간에 몇달 정도는 쉬어가면서 했지만, 아직도 체르니 30번 끝 못냈습니다.
진짜로 돈 버리고 시간 버렸습니다.
제가 못해드린 울 엄마 소원 풀어드리느라 효도차원에서 시킨 것도 있구요,
제가 부자되면 지을 교회에서 제 딸이 찬송가 반주해주면 좋겠다는 제 욕심도 있어서 지금까지 끌고온겁니다.
이번엔 진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피아노 과외 붙였습니다.
교회서 피아노 반주하는 대학생에게 부탁했습니다. 그 학생 전공자 아닙니다. 불문학 전공하거든요.
제가 봤을때 그 학생은 일단 가르치는 능력이 있고,(자기가 아무리 잘해도 가르치는 능력 없으면 선생으로서는 자격미달이라 생각해요.) 전공자는 아니라도 찬송가랑 카스펠 송 정말 잘 칩니다.
그 학생 만큼만 치면 되니까 제 딸에겐 최고의 스승이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과외선생 고르는 기준이 이렇습니다. 혹시 과외시키실 마음 있으신 어머님들
꼭 전공자 안찾으셔도 됩니다.
가르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 그걸 먼저 보십시오.
피아노 전공시킬건 아니니까 찬송가에 카스펠송만 코드 넣어 칠줄 알게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중학교 가기전에 꼭 마무리 시키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이번엔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저처럼 자식들 피아노 교육에 그렇게 시간과 돈 투자하지 마십시오.
피아노 못쳐도 사는데 지장없고, 학교 시험 지장없습니다.
소질 있다면 시키시고 소질 없다면 꼭 안시키셔도 됩니다.
대신 리코더는 시키십시오. 단소라든지...
그것도 과외 필요없구요. 학교서 가르쳐주면, 집에서 조금만 더 연습시키십시오
그래서 한 곡 정도 연주할 실력만 키워두십시오.
이건 중학교 선생님께 들은 충고인데, 중학교 음악 수행평가 피아노가 아니고
리코더나 단소랍니다.
그것만 잘하면 점수 잘 받는답니다.
태교얘기 하다가 왜 이리로 샜죠?
둘째 녀석 가지기 전에는 십자수도 하고, 영어 회화도 배우러 다녔는데, 둘째를 가졌다는 것을 아는 그 순간부터 바늘을 잡기 싫더라구요
하던 십자수 그대로 접어두었는데, 그것 아직도 미완성입니다.
영어회화 그때부터 손놓은게 지금까지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태교는 하고 싶은 것 하고, 먹고 싶은 것 먹는 것입니다.
산모 마음이 편한게 곧 태아 마음도 편하고
그것이 가장 좋은 태교다.
마음이 편한 상태에서 태어난 아기가 가장 밝게 자란다.
그 생각은 변함이 없어요
첫아이때는 남편 교통사고도 있었고, 이것 저것 걱정거리도 많았었고,
빈혈에 입덧도 있었는데, 일주일에 한번씩 고속버스 타고 울산으로 주말과외하러 다녔었어요
돈때문에...
그러나 둘째는 집으로 오는 학생들만 과외해주면서 하고 싶은 것 다하고, 먹고 싶은 것 먹어서 그런지
둘째 아이가 말도 많고, 웃음도 많고 그래요
첫아이는 딸이라도 늘 과묵하고, 말도 잘 안하고...
그럴때보면 내가 첫아이 가져서 할말 다 못하고 하고픈 것 다 못해서 그런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려올때가 있거든요.
둘째때도 딱 한번 고비가 있었어요
동네 산부인과 다녔는데, 산전검사라고 피검사 하잖아요?
태아 기형인가 아닌가 알아본다는 검사
그것 안하려다가 5만원 주고 했었는데, 다운증후군이라고 양수검사를 하자고 하더라구요
양수검사 비용이 60만원
돈도 너무 비싸고, 바늘이 무섭기도 했고, 혹시라도 아이에게 감염이 될지도 모르고,
또 내 아이가 꼭 다운증후군이란 보장도 없고
한달을 친정에 말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았습니다.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어요
의사는 말하기를 기형이기만 하면 8개월이라도 수술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빨리 검사를 하자고 하더군요.
혼자 결론을 내렸습니다.
"어짜피 내게 주신 생명인데, 딸인들 어떻고, 아들인들 어떠며, 정상인들 어떻고 비정상인들 어떠랴?
열심히 돈벌어서 열심히 키워야지. 내 아이인데, 절대로 유산만은 시키지 않으리라.
비록 다운증후군이라 하더라도, 낳아서 키우리라"
내 아기잖아요? 내 피와 내 살인데, 어떻게 엄마가 되어서 내 아기를 죽일 수가 있어요?
그 다음부터는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이 말을 친구에게 했더니 그 친구 남편이 산부인과 의사였는데, 피검사를 한번 더 해보자고 하더군요. 양수검사 아니니까 아기는 위험하지 않겠다 싶어서 피 한번 더 뺐습니다.
다행히 결과는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정상으로 나오더라구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산부인과에서 양수검사해서 돈벌려고 일부러 그런 결과 나오게 한것 아냐? "
그 검사 하루 이틀만 일찍 당겨서 하면 비정상으로 결과 나오거든요. 딱 적정 시기가 있는데, 제가 사흘정도 먼저 검사를 했던 거였어요
제가 만약 셋째 가진다면, 전 절대 기형아검사 안할겁니다.
괜히 했다가 마음고생만 더 했습니다.
어짜피 낳을 아이였는데 말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결론은...
태교는 하고 싶은것 하는게 태교다.
남들이 태교에 좋다고 하는 음악도 내가 싫으면 안하는게 낫다.
피아노로 태교하든 수학 정석으로 태교하든, 내 마음만 기쁘면 그것이 태교다.
제 말 맞는 것 같지 않나요???
출처 : 짠돌이
글쓴이 : 짠순이되야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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