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

U 대회 관람기

생각제곱 2005. 5. 7. 08:52
2003.8.29

주일 아침이었다.  상민이 엄마가 월요일 4시에 시간 되냐고 묻는다. 당연히 되지...
U 대회 같이 구경가자고 해서 무조건 좋다고 했다.
난 이렇게 좋은 조건인줄 몰랐다.
어제 아침
비가 내렸다.
새벽기도 다녀오는데 빗방울이 또독또독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아침엔 제법 내렸다.
비가 와서 안간다고 했는데, 오후에 날이 개였다.
3시 10분까지 강산마트 앞에서 만나자는 전화를 2시에 받고
서둘러 시장을 봤다.
포도 두상자 (목사님 심방 오시면 쥬스 만들어 대접할려고), 쇠고기(아침에 남푠에게 쇠고기국 끓여놓는다고 일찍 들어오라고 했기에), 파, 콩나물 사서 돌아왔다.
낮잠 주무시는 엄마
은영이와 수상이에게 콩나물 대가리 따라고 시키고
난 서둘러 설거지, 국 끓이기...(한손만 고무장갑 끼고서...베인 손가락이 아직 회복이 안되어서)
한시간 안에 초스피드로 다했다.
국그릇 밥그릇 숟가락 씽크대위에 올려 엄마 저녁 드실 준비 해두고
서둘러 내려갔다.
희준, 용환, 상민, 지현, 그리고 우리 다섯 아이들 엄마들 동생들
택시 두대에 나눠타고 그린부페 앞에 갔더니 관광버스 한대가
나는 셔틀버스인줄 알았다.
돈 얼마 줘야하나고 물으니까 한 오천원 정도 라고 하더니
나중에 알고보니 공짜였다
달서구 시민단체인 달서사랑이란 곳에서 동티모르와 자매결연이 되어있는데
거기 선수들 응원하러 가는 서포터즈의 자격으로 가는 것
영록 엄마가 12명을 미리 예약을 해 주었던 것이었다.
고맙게도..
예약만 해주고 원주 가느라 못 온 영록엄마
버스 안에서 시원하라고 부채주고
에어콘 빵빵하게 틀어주고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
난 처음가보는 곳이었다.

워낙 스포츠를 싫어하니 갈 일이 있겠는가?
이번에는 은영이 숙제나 해줄까해서 카메라 들고 갔지만...

수상이는 처음 보는 경기장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아이

이번에 데리고 가면서도
"얘는 완전히 여행체질이야" 했다.
차 안에서 자고
내리면 잘 놀고
새로운 음식은 뭐든 잘먹고...

남들은 표 끊어 들어가는데 우린 동티모르 깃발 들고 유니폼입은 남자 따라 그냥 들어갔다.
들어가는데 삐...하는 소리나는 문 지나기
감시가 철저했다.

많은 친절한 도우미 대학생들
여기 저기 널린 외국인들
만나는대로 사진 같이 찍자고 부탁하며 은영이 사진 찍어주었다.
숙제엔 사진이 최고여...하면서

영어
진짜 한두마디만 하면 거의 분위기와 바디랭귀지로 다 된다.

응원석은 맨 앞자리
정말 좋았다.
앉으니 음료수도 준다.
먹으며 깃발 흔들며...

에고
바로 내 앞에 동티모르 선수 둘이나 앉았네
세명 와서 하나는 달리기 한다고...
우린 세잘 티나 라고 하는 여자 선수 달리는데 응원온거다.

8명중에 7등했다.
덩치가 자그마하니
꼭 내만했다.

그 덩치로 커다란 선수들을 우째 이기냐?

은영이는 티나를 보면서
"필리핀에서 본 아떼를 닮았다."고 한다.
맞다
남자나 여자나 다들 필리핀사람처럼 생겼다.

두명의 남자 선수들
부탁해서 은영이와 사진을 같이 찍었다.
수상이는 무서워서 싫단다.
사진 찍기 싫어한 적 없었는데

수상이는 결국 한판도 같이 못찍고...

은영이 찍는 것보고 지현이 엄마가 지현이도 한장 찍어주란다.
또 부탁
그러고 나니 상민이가 걸린다.
상민이와 준희랑 같이 한판 또 부탁
남은건 희준이와 용환이
얼굴에 철판깔고 한번 더 부탁했다.

KBS에서 응원하는 것 촬영한다고 하는데
난 틈을 노려 사진만 찍었다.
거기서 머무른 1시간 반이
뉴스에 1초 얼굴 나오는 것에 대한 녹화...
역시 텔레비젼에 얼굴 나오긴 힘들어

6시
집을 향해 출발한 시간이다.
오려는데 지현이 엄마가 지현이 동생은 사진 못찍었다고 한번 찍어주라고 한다.
동티모르 선수들
또 한번 더 부탁했다.
같이 한판...

그리고 마지막에 고맙다는 인사도 꼭...

이메일 가르쳐주면 사진 보내주겠다고 했더니
이메일이 없단다
인터넷이 안된단다
신생독립국가
우리나라 1960년대랑 비슷하다니 어쩌겠나?
그래도 대학생인데
학교에도 인터넷이 안된다니
집 주소 가르쳐주면 내가 사진 보내주겠다고 했더니
주소라고 적는게 달랑 세 단어
아무리 봐도 이것만 적어서는 보낼수없을 것 같다

이은택 선교사인가?
주선한 사람
그분이 옆에서 그런다
이 사람들 영어 잘 못한다고

난 신나게 영어로 말했는데
알아듣고 통하는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나?

어쨌거나 난 목적달성
차르르르르르
필름 감기는 소리 들으면서 차에 올랐다.

차 안에서 확인사살
지난 주 오려고 했던 상민이와 준희 다음주에 교회 꼭 보내라고 다짐받고
다른 아이들 엄마 꼬시는데

지현이 엄마가 지현이도 데리고 가 달란다.
이런 좋은 일이
은영이 친구 세명이 다음주 등록을...

공짜로 U 대회 보고
그보다 더 좋은건
아이들 교회 보내주겠다는 부모 확답 받고

소중한 시간이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저녁 식사 대접한다더니 시간이 없어서 사은품으로 대신 한다면서
멀티탭을 하니씩 준다.
우리도 일찍 돌아와서 좋았다.

함께 간 일행과 식당에서 저녁먹고 집에 오니 9시
정리하고
심방오심 쓸 포도쥬스 만들고 나니 12시가 훌 넘었다.

어제 쓸려고 했는데...
그래도 오늘 조금 지각하긴 했지만
새벽기도도 다녀오고
큐티도 했고

아..
다시금 회복되는 듯 보이는 생활
기분좋게 또 하루를 시작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