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농사 이야기

대치동 거지들이란 기사를 보고서...

생각제곱 2005. 6. 1. 13:32

전 인터넷 뉴스만 잠시 검색해보는 편이라 신문을 아주 꼼꼼히 보지 않는 편이에요

얼마전 대치동 엄마들이란 책을 읽은 후라 대치동 거지들이란 기사가 눈에 띄더라구요

 

보면서 많은 동질감을 느꼈어요

 

제가 지금 능력이 안되어서 이렇게 대구에 있다 뿐이지, 만약 서울 살고, 돈 좀 잘벌면, 기꺼이 대치동 거지들이라 자칭하는 그들과 무엇이 다를까 하는 생각이 오늘 아침에서야 문득 들었습니다.

 

제가 공부해온 과정 역시 그렇게 잘 해서 성공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가난했다면 가난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돈벌겠다고 바로 뛰어들지 못하고 대학까지 빚얻어서, 졸업한 것을 보면, 저희 부모님 역시 자신들은 거지처럼 살아도 자식 공부는 시키겠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겠죠?

 

과외를 하면서 만나는 부모님들 대부분도 그런 마음들이었을거라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네요

 

며칠전 제 폰으로 문자가 하나 들어왔어요

"저 휴대폰 번호 바뀌었습니다. 010-****-****"

 

황당하더군요

분명 제 번호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제가 아는 사람일텐데, 누군지 말도 안해주고 새 번호만 보내니까요

그래서 답을 보냈죠.

 

"뉘신지요"

 

되돌아 온 답에는

 

"성은 하 이름은 수진이라 합니다."

 

바로 전화걸어서 반갑게 통화를 했습니다.

지금 대학 졸업반, 전에 한번 글에 쓴 적이 있는 씨프린스호 선장 딸내미였어요

 

그 엄마가 제게 처음 그 아이 손잡고 오셔서 한 첫마디 말이

"지금 비록 아빠가 실직상태라 은행에 넣어둔 돈 빼서 생활하고 있지만, 공부는 때가 있는데

아빠 복직때가지 기다렸다가 공부를 시킬 수없어 지금 시키는 것입니다." 라고

 

그 분의 말씀 한마디가  그동안 제게 과외를 맡겨 오셨던 많은 어머니의 마음이리라

그 당시나 지금이나 부모님들의 마음은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기꺼이 그렇게 하셨던 그 어머니

그 당시는 20평형대 주공 사셨지만, 얼마전 49평 민영으로 이사했다고 하더군요.

역시 자녀 교육이 먼저였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때 수진이가 그렇게라도 공부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은 대학 4학년이 되어있지 않았을테니까요.

 

저더러 노후 준비가 먼저냐 자식 교육이 먼저냐고 묻는다면 저는 기꺼이 자식교육이 먼저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단지 좀 더 용기가 있어서 기꺼이 자칭 대치동 거지들의 생활로 뛰어드신 분들처럼은 되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제 머리속엔 늘 기회비용이 들어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효과를 누리고자 하지만, 내 자식이 더 공부 잘할수 있도록, 비록 내게 돈이 부족하다면, 돈이 없어도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찾기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고, 또한 제가 해온 경험들을 여러분들과 나누며 함께 적은 비용으로 자식 농사 잘 지어보기 위해 애쓰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이런 글 대할때마다 마음은 찹하지만, 좀 더 키워두고, 지금 내 아이가 하고 싶은 일 하는 것 바라보며 산다면, 그것이 노후 대책이 아닐까 싶네요.

 

돈만 있다고 행복한것이 아니란것을 느끼며, 아둥바둥 살아가는 목적이 적어도 나에게만은 몇년동안  몇억 모으겠다는 목표가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짠순이되야징의 닉네임으로 짠순이처럼 살아보겠다고 결심했던 것도 결국은 아껴서 내 새끼 잘먹이고, 잘키우고 싶은 마음이었지, 그 돈 절약해 부자되겠단것은 아니었어요.

지금도 내 아이들 먹고 싶어하는게 있다면 땅끝까지라도 달려가서 사먹이고 싶은 엄마일뿐이죠.

 

저축이  먼저인가? 자녀교육이 먼저인가?

제게 묻는다면 전 생각할 필요도 없이 자녀교육이라 답할 것 같아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