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농사 이야기

철저한 사전준비가 돈을 절약한다.

생각제곱 2005. 8. 2. 10:53

여행중 한끼는 반드시 수산시장에 가서 내 맘대로 골라서 먹으리라

결심하고 다짐하고,

그래서 랍스터는 안먹고 참다 참다,

 

마지막날 늦은 점심겸 저녁을 먹으러 수산시장으로 갔습니다.

 

렌트카 기사에게 밥을 먹으러 갈거니까 씨푸드 마켓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수산시장을 영어로 번역하면 씨푸드 마켓입니다.

 

진짜로 커다란 간판에 씨푸드마켓이라고 쓰여진 식당에 데려다주었습니다.

썰렁한 주차장

이렇게 작은 수산시장이었나? 하는 의구심으로 들어갔더니

내부 인테리어는 그런대로 괜찮은 고급스런 식당이었습니다.

 

값을 흥정했는데, 민속공연하던 레스토랑보다, 호텔보다 싸길래 의심없이 시켜먹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계산할때 금액은 상상초월이었습니다.

 

16명이 먹고 338달러?

 

돈 없다고 깍아달라고 했더니 안된답니다.

우리들은 가진 페소 다 털어서 맞추다 맞추다 안되어서

결국 카드로 긁었습니다.

 

그리곤 물었습니다.

여기가 수투킬 아니었나고

 

아니랍니다.

 

수투킬

그들말로 수산시장

그러나 그 말을 한글로 번역했다 다시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겁니다.

 

충실한 렌트카 기사를 탓할 수 없어서

우린 속스리긴 했지만 여행중 제일 비싼 음식을 먹은겁니다.

 

그러나 여행중 처음으로 고추장소스에 김치까지 나오고

후식으로 커피까지 준 좋은 식당이었습니다.

 

한끼 정도는 값싸게 많이 먹으려던 계획이

한끼 정도 값비싸게 우아하게 먹는걸로 바뀌었을뿐...

 

그들 말로는

수투킬은 여기서 거리도 멀고

가격은 반 정도 될지 모르지만

다른 모든 품질이나 서비스도 그 반일거라고 하더군요

 

끝까지 웃는 모습으로

우릴 접대해준 필리핀 사람들

 

참으로 고마움을 느낍니다.

 

목적지에 도착할때마다

먼저 내려서 문을 열어주고

아이들을 안아내려주었던 알란

 

어느 식당에서나

손님들 불편치 않게 하려고

냅킨을 들고 파리를 쫓아주던 종업원들

 

그들 덕분에

또다시 우리는 왕과 왕비가 된 것처럼

왕자와 공주가 된 기분으로

 

행복한 여행을 마무리 짓습니다.

 

어제 우리 아이가 그러더군요

필리핀에 또 가고 싶다고

 

항상 친절하고 웃는 모습으로 서비스해주는 그들이 너무 그립다고

 

저도 그렇습니다.

 

너무나 무뚝뚝한 택시 기사나 식당 종업원들 모습에서

우리는 여기가 한국이구나

재빨리 깨닫게 되니까요

 

우리도

삼면이 바다라는 특성을 이용해

좀 더 친절한 서비스만 제공한다면

필리핀보다 더 나은 관광수입을 올릴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가져봅니다.

 

우리나라 바다

정말 좋은 바다입니다.

그 나라 바다

호텔과 리조트가 없는 그냥 바다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백사장도 없고 그렇다고 갯벌도 없는

그런 바다였을 뿐이었습니다.

 

한국의 바다가 한없이 그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