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농사 이야기

자식 농사 어떻게 지을까요? (25탄 적용은 훈련)

생각제곱 2005. 8. 21. 13:54

어제 만난 아이는 공부와 담 쌓고 지내다가 철들어 고등학생이 되면서 열심히 공부하려고 몸부림치는 아이였다.

그 아이 때문에 밤 새워 공부해가야 하기 때문에 어려워서 도저히 못하겠다고 하길래

도대체 어떤 황당한 질문을 해대기에 그런가 싶어서

어제는 비가 내리는 주말이었지만 그 아이를 만나러 가 보았다.

까다로울것이라 생각한 어머니는 그냥 푸근한 아줌마였고

깐깐하리라 생각한 학생 역시 둥글 둥글 어머니를 닮은 귀여운 남학생이었다.

고2,

일주일간 해둔 공부를 체크하면서, 질문부터 퍼부었다.

형용사, 부사, 접속사...

대답은 잘 한다.

그 다음엔 문제풀면서 틀린 것들을 하나씩 보았다.

내가 질문한 것들 중에서 대답도 잘 한 내용을 틀려놓고, 왜 틀렸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아이

문제는 적용이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외웠지만, 막상 그것을 적용해서 문제풀이를 못하는 아이

마치 어떻게 달리면 빨리 달릴 수 있는지 이론은 알지만, 그 방법대로 연습하지 않아 빨리 달리지 못하는 아이처럼...

요즘 나는 수영을 배우러 다닌다.

대학교 다닐때 교양 체육 시간에 한달간(그래봐야 일주일에 한번씩 네번밖엔 안갔지만) 배운 실력으로

폼은 자유형인데, 숨쉬기를 못해서 멀리 가지 못하는 그런 실력이 답답해서 나도 숨 쉬면서 폼나게 수영하고 싶어서

건강을 위해 웰빙 붐을 타고 ㅋㅋㅋ

아직 등록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서 숨쉬기는 여전히 잘 못한다.

이론은 잘 알지만, 내 몸이 말을 듣지 않아서, 숨을 쉴려고 고개를 들면 물밖에 없고, 물도 수시로 먹으면서도 언젠가는 되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결석하지 않고 나가서 연습한다.

혼자서 수영장 가서 연습해도 되겠지만, 굳이 수영 강습을 하겠다고 신청을 하고 시간에 맞춰 수영장에 가고, 선생님이 매일 매일 가르쳐주는대로 연습하고 온다.

공부하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리라

이렇게 공부하고 이것은 외우고 이것은 이렇게 적용시키는 것을 배운 다음에는

많은 문제들을 풀어보면서, 외운 공식이나 문법들을 적용시키는 훈련

그것은 내가 꼬박꼬박 수영 연습을 하듯이 아이들도 하루에 한시간씩 해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자기 것이 되는 것이다.

일주일간 어떤 식으로 공부해두어야 할지 지시를 내리고 다음주에 한번 더 봐주기로 했다.

그 이후로는 독해를 잘 가르치는 선생님께 가서 배우라고 했다.

선생님은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줄 뿐 공부는 학생이 하는 것이다.

성실하게 끈기를 가지고 하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공부나 수영이나 또 다른 어떤 운동이나 마찬가지이다.

우리 인생도 그런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