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짜리면 뭐든지 O.K.
서울에서 올케가 내려와 두주째 우리 집에 머물고 있다.
그동안 서울 생활하며, 두돌 갓 지난 아이 어린이집에 맡기고 돈버느라 심신이 지쳤는지, 그냥 푹 쉬고 싶다고 한다.
남동생은 여전히 서울에 있으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겠지만, 육아로부터의 짧은 휴식이 아내 없는 삶보다 편한가보다.
이번 주말에 내려와서 데리고 간다고 하니 있을 동안이라도 잘해줘야지.
지난 주일엔 조카를 데리고 가서 놀만한 곳이 없을까 궁리하다가 어린이 회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우방랜드도 좋겠지만 세살짜리 아이 데리고 놀기엔 무리일듯 싶어서 우리 애들이 그렇게 가자고 졸랐지만, 무시하고 어린이회관으로 갔다.
예전엔 입장료도 몇백원씩 받았는데, 요즘은 그마저도 없다.
100원만 내면 타고 한바퀴 돌아주는 기차도 있고, 냉방이 안되어 좀 덥기도 하고, 또 이것 저것 많이 고장은 나 있었지만, 어린애가 그런 과학실험물들에 대해 뭘 알겠는가?
그냥 여기 저기 뛰어다녀도 누구 하나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걸을때마다 소리나는 건반도 소리 안나는게 더 많았지만, 소리 나는 몇개 때문에 신기해하고
핸들 돌리듯 돌리면 불이 오는 전구들도 원리를 생각하기 보다는 마냥 흥미진진할 뿐인 아이
7살난 내 아들도 마찬가지 였다.
100원만 내면 총도 쏠수있고, 100원만 내면 우방랜드에선 1000원씩이나 하는 어린이 전용 자가용도 탈수있고, 100원만 내면 무선 자가용도 마음껏 운전해볼 수 있어서 좋은 곳
세녀석 데리고 가서 이것 저것 다 마음껏 타고, 놀게 해도 2000원도 들지 않았다.
주차는 2시간에 1000원.
어린이 놀이방엔 대형 에어콘이 있어서 유일하게 시원한 곳이었다. 어른들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아마 어린 아이 데리고 들어가서 아이들 보살피느라...
봉사활동 나온 남자 중학생은 마냥 의자에 앉아 시간만 보내고 있었고, 우리는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들어가서 디카로 사진도 찍어주고, 공풀장에서 마음껏 뒹굴게도 하고...
자유스럽게 편안하게 주일 오후를 보낼 수 있었다.
대구는 놀러 갈 만한 곳도 없고, 먹을 만한 것도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찾아보면 의외로 어린 아이들 데리고 저렴하게 다녀올 만한 곳이 많이 있다.
부담없이 가서 몇시간 놀다 올 수 있는 곳...그런 곳들을 잘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