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농사 이야기

수영장의 짠돌이

생각제곱 2005. 11. 1. 08:04

여느때처럼 어제도 수영하러 가서 샤워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옆의 아줌마가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수건을 열심히 빨고 있었어요

 

저도 늘 수건 한장씩은 쓰던걸로 가져가서 빨아 쓰는터라, 샤워실내 세탁금지, 맛사지 금지라고 써 붙여둔 커다란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건 한장씩은 잘 빨아서 사용하는데,

 

그 아줌마는 샤워용 물품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닌데, 커다란 비닐지퍼백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서 수건을 문질러 빨고 있었습니다.

 

빨래판 대용으로 비닐지퍼백도 쓸만하겠구나 라고 생각하는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비누거품  보글거리는 수건 사이로 들어온 글씨들이었습니다.

 

군 만 두

 

"히히히" 한 순간 너무 우스워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그 비닐 지퍼백은 다름아닌 할인마트에서 파는 대형 군만두 봉투였던것입니다.

 

남의 시선 아랑곳하지 않고, 알뜰하게 재활용해서 사용하시는 아줌마가 존경스럽단 생각이 들더군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파망같은 가방이나, 수영복 구입시 주는 비닐백등을 가지고 다니던데, 그냥 지퍼백도 아닌 군만두 지퍼백을 당당하게 들고 다니는 아줌마

 

그 분의 생활이 진정한 짠돌이의 삶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