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한 만큼 큰다.
책을 읽는 것은 간접경험이라고 하죠?
그러나 그 간접경험이 진정한 효과를 발하기 위해서는 직접경험도 많이 필요하다는 걸 살아가면서 더 절실히 느껴간답니다.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사람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극단적인 비유로 옛날 선비들이 맹자왈 공자왈만 하다가 세상 사는 것에 무뎌서 처자식 고생 시킨 사람들 많았잖아요?
그래서 책을 읽는 만큼, 산전수전 겪어보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고, 또 더 넓은 세상을 보는 것도 꼭 필요한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전에 고생했던 그 모든 경험들이 내 삶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보면, 정말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할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날씨가 제법 쌀쌀했죠.
일 마치고 배는 출출한데, 저녁 반찬거리 몇가지 사서 들고 들어오면서, 머리속으로는 이 반찬도 만들고, 저 반찬도 만들어서 아이들이랑 맛있게 먹어야지 하다가는
"아..나도 전업주부라면 얼마나 좋을까? 집에서 매일 매일 맛있는 반찬 만들어 아이들 먹이고, 아이들 공부도 가르치고 살면 참 행복하겠다.
청소도 좀 해두고, 아이들 학교 가 있을 동안 취미생활도 하면 삶이 얼마나 여유로울까?"
갑자기 돈 많이 버는 남편을 둔 전업주부들이 무지 무지 부러워지더라구요
날이 쌀쌀해서 그런지, 아님 배가 고파서 그런지,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치만 어짜피 일해야 하는 환경이고, 또 일해서 이루어야 할 꿈이 있고, 또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십오년동안 해 오던 과외실력을 밑천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작지만 경영이라는 것도 해 보면서,
학교 다닐때 경영학 시간에 배우던 그런 이론보다는, 한 사람 한사람 겪어가며 부딪혀가며, 잠 못이루고 고민도 하고, 또 손해도 보면서,
책에 있는 그런 간접 경험들보다 더 소중한 경험들이 내게 쌓이면서, 정말 사람은 경험한 만큼 커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직업이 직업인지라,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남자들보다 더 복잡한 여자들을 설득하면서, 나 스스로도 내가 사람보는 눈이 늘어, 그 사람이 가슴속의 말을 내뱉지 않아도 속마음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 가려운 곳을 잘 긁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음에 놀라곤 한답니다.
이제 내년이면 사십대 소리 듣는 나이가 되어버렸네요.
저보다 젊으신 분들이 아마 제 글 많이 읽으실거에요
오늘 조금 고생스럽더라도, 현실이 정말 맘에 안들더라도, 먼 훗날 더 멋진 삶을 위한 훈련이라고 생각하세요
그 모든 경험들이 님들을 한걸음 더 성숙한 경지로 이끌어줄테니까요
주위에 속썩이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통해 나 자신이 다듬어진다고 생각하고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미워하는 마음은 나 자신만 더 힘들게 할 뿐이니까요. 용서는 상대방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라는 말이 있잖아요?
나 자신을 위해서, 더 넓은 마음을 가지고, 생각을 바꾸어보세요
이렇게 말하는 저 자신도 속상하면 밤새 끙끙 앓다가 속쓰림에 종일 고생하는 그런 속좁은 여자랍니다.
그치만 하루 이상 속상해하지 않는게 제 장점이죠. 속상한 일은 하루만 지나면 훌훌 털어버리고 제 머리속에서 지워버려요
그 모든 경험들이 저를 자라게 해주는 원동력이라 믿으면서 말입니다.
경험한 만큼 크는게 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