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농사 어떻게 지을까요? (29탄 사랑받는 아이로 키우기)
아이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아이들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구의 모 산부인과에서 간호조무사들이 신생아에게 장난을 친 사건을 아직도 기억하시죠?
그들이 생속이라서(아이를 낳아보지 못한 사람을 이렇게 표현하죠?)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봤을때는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몇% 부족한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 중에는 아이들을 좋아하는 성품을 가졌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여전히 아이들은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다만, 돈을 벌기위해 늘 아이들과 부대껴야 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심지어 학생을 훈계하는 차원이라고 하면서 개뼈다귀까지 입에 물리는 벌을 세운 교사가 있더군요
이런 사람에게 내 자식을 맡겨야 하는 부모의 심정은 어떠할까? 한번 생각해봅니다.
그러면서 동일하게 정 반대의 입장에도 서 봅니다.
오랜 세월 과외를 하면서 참으로 많은 학생들을 만났고, 또 지금은 직업이 직업인지라 거의 한달에 이십명 이상의 학생을 만나서 상담을 하고 때로는 수업도 하면서, 사랑받는 아이가 따로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내가 노력해서 내 아이가 사랑받는 아이로 자라줄 수만 있다면, 어느 부모라도 기꺼이 그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사랑받는 아이로 키울 것인가?
첫째는 너무 이기적이지 않는 아이가 사랑스럽습니다.
남에게 베풀지 않으면서 늘 하나라도 더 얻으려고만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친구끼리도 그렇지만, 심지어 선생님에게조차도 그런 생각을 가진 아이들이 있습니다.
물론 아이 부모에게 돈 받고 가르치니까, 당연히 그런 것이겠죠?
우리 부모님이 선생님께 돈을 드리니까 선생님은 내가 이런 이런 것들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라는 생각이 깔려 있어서 그게 행동으로 드러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왜 아이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었을까요?
저는 부모의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그런 말들을 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상담을 하다보면 이런 부모님들을 가끔씩 만납니다.
첫 만남에서부터, 이전에 했었던 교사들의 단점을 말하면서 이렇게 하지 않는 사람을 보내주세요 라고 못을 박는 부모님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시험때가 되면 교과서도 봐주시고, 우리 애가 문법이 약하니까 문법 설명도 좀 체계적으로 잘 할 수 있는 선생님으로 보내주시고, 숙제한 것은 오실때마다 꼭꼭 체크해주시고, 받아쓰기좀 잘 시켜주시고, 숙제는 매일 매일 할 분량을 꼭 적어주시고, ...."
예, 부모로서 어떻게 보면 정당한 요구일 수 있습니다. 돈 주고 시키니까 당연한 소비자의 권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말을 들은 아이는 머리속에 모든 것이 입력되어 있어서 혹 선생님이 다른 설명이 길어져 숙제 검사를 제대로 못했다면 그것을 부모에게 일러주고, 선생님 바꿔달라고 말합니다.
참 영악한 아이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왠지 가르치는 입장이 되면 그런 아이에게는 정말 최소한의 의무만 다 하고 싶지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싶은 욕심이 안생깁니다.
수없이 요구한 부모님의 요구에 충실한 선생님은 될 지 모르지만, 사랑과 애정을 가지고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되지 못할 것입니다.
지식이라는 것이 돈에 대해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지는지 알수없지만, 적어도 가르친다는 것은, 돈 몇푼에 어느 만큼의 양이 아니라, 내가 그 학생을 얼마만큼 사랑하느냐에 따라 그 질과 양이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과외비를 다른 사람의 두배, 세배 아니라 열배를 주고, 쪽집게 과외 선생을 구하는 것보다는, 내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며 가르쳐줄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내 아이에게는 몇천배의 축복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부모님들이 이 땅에는 여전히 많이 존재하더군요
몇만원짜리 학습지를 하더라도, 아이와 선생님의 주파수만 잘 맞는다면, 내 아이에겐 최고의 스승이 되는 것이랍니다.
내 아이가 다른 사람들이 봤을때 사랑스러워서, 뭐든 해 주고 싶어서 못견딜 정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면, 부모로서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요?
둘째로 아이는 아이다워야 합니다. 애어른같은 아이 정이 덜 가는건 사실입니다. 아이의 언어를 사용하고, 아이의 생각을 하면서 순진하고 순수해보이는 아이가 사랑스럽습니다.
어른들 세계를 너무 많이 이야기하는 아이는 그만큼 아이로서의 매력이 떨어지겠죠?
세째는 거짓말하지 않는 아이로 키워야 합니다. 한번의 거짓말은 그 사람의 신뢰도를 떨어뜨립니다.
한번 거짓말 한 사람은 두번, 세번 거짓말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거짓말 하는 아이는 그때부터 색안경을 끼고 보게됩니다. 이건 보편적인 경우에 대해 얘기하는 것입니다.
정직한 아이로 키우는 일이 부모로서 꼭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네째는 최선을 다하는 아이가 사랑스럽습니다.
숙제를 내주면, 끝까지 다 해 오려고 노력한 아이, 비록 덜했을지라도 변명하지 않으며 그 이유를 바르게 설명할 수 있는 아이가 더 사랑스러워 보이는 법입니다.
부모에게 대신 변명하도록 시키는 아이가 아니라 자신이 직접 말하는 아이가 더 사랑스럽습니다.
다섯째는 한번 한 잘못을 두번 다시 하지 않는 아이가 사랑스럽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그것을 깨달았을때 솔직히 시인할 줄 아는 용기를 가지고 있으며 두번다시 그런 일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아이로 키운다면, 분명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섯째는 모두에게 웃음을 주는 아이가 사랑스럽습니다. 항상 짜증만 내는 아이가 있습니다. 자신이 화가 나면 주위 아이들까지 불안하게 만드는 아이가 있습니다. 제가 부모라면 정신과 검사를 받게 할 것입니다.
자신의 화를 어느 정도 억제할 줄 알며, 다른 사람의 기분을 헤아릴 줄 아는 아이가 사랑스럽습니다.
학교에서 친구와의 일로 화가 나 있다고, 공부하러 간 선생님에게 화를 내는 아이, 그날 공부는 그걸로 끝입니다. 그냥 시간만 떼우는 것입니다.
자신의 화를 무조건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화를 상대방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풀 줄 아는 아이로 키워야 할 것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다닐때 반장이나 부반장은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성적도 어느 정도 좋아야겠지만, 투표로 뽑는 자리이다보니,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 인기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이들이 그만큼 좋아해주고, 또 선생님이 좋아해주는 아이라면, 내 아이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자라고 있구나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요?
내 아이가 선생님들에게나, 친구들에게나, 동네 어른들에게나 사랑받는 아이가 될 수 있도록, 늘 많은 대화를 나누며 아이의 가치관을 형성해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자식 농사법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