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정과 값 깎기
어제는 한의원에 갔었어요
몸이 너무 안좋아져서...
그동안 너무 열심히 살아온게 몸에 무리가 갔었나봐요
일주일이 넘도록 어질어질 한것이, 기운이 없어서 약이나 좀 먹으려고 갔었는데
제가 생각한대로 진찰결과가 나오더군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위가 약간 충혈되어 있고, 기운이 딸려 머리 위까지 피가 잘 못 돌아서 그런거라고 하더라구요
녹용 넣어 약 지었는데, 정말 거금이 들었습니다. 삼십만원이나..
작년에 종합 검진도 했고, 모든 결과가 다 좋아서, 또 다시 종합검진 받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 한의원으로 간건데, 약 값에 한번 놀랐습니다.
같이 가 주신 우리 엄마
약값좀 안깎아주냐고 혼잣말을 하시더군요
의료보험도 안되는 약이라, 솔직히 말 잘하고, 친분 있으면 깎을 수도 있었으리라 여깁니다.
잘 아는 치과 가면 의료보험 안되는 것 깎아주듯이 말입니다.
그치만 깎자고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전 아직 짠순이 되려면 멀었나봅니다.
일을 하면서 요즘도 교육비 깎아달라는 부모님들 가끔씩 만납니다.
안된다고 딱 잘라 말합니다.
야속할지도 모르지만, 전 그게 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백명의 학생이 일정한 교육비를 내고 공부하는데, 유독 깎아달라고 조르는 사람만 깎아준다는건
또 다른 절 믿고 아이를 기꺼이 맡겨주시는 부모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란 생각을 하기 때문이죠
한번은 정말 대단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제가 상담을 하러 갔었는데, 마침 우유 대리점에서 전화가 왔었어요
그 어머니 아주 당당하게 요구하시더군요
"우유는 기능성 우유로 넣어주고 돈은 일반우유 값으로 받아가세요" 라고
정말 그렇게 해 줬는지 안해줬는지는 모르지만,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저렇게 뻔뻔할 수도 있구나"
제가 너무 한건가요?
돈 잘 깎는 사람이 돈 아끼는 세상이 분명 있습니다.
남대문 시장이 그렇고, 아직도 재래시장이 그렇고,
필리핀 갔을때 노점상이 그랬습니다.
거기서는 잘 깎아야 본전에 삽니다.
그러나 순진한 사람들은 제 돈보다 더주고 삽니다.
전 그게 싫습니다.
정당한 대가를, 깎을 것 예상치않고 부르고, 또 지불하는 그런 나라에서 살고 싶습니다.
저처럼 흥정하고 돈 깎을 줄 모르는 사람도 손해보지 않는 그런 나라에서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