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보내며...
오랜만이죠?
제가 방학때부터 공들여 공부 가르친 우리 딸이 시험을 못쳐서 그동안 많이 울적했었어요
전날 설명해준 것 조차 실수로 틀려왔더군요
옛날 과외하던때가 생각나더군요
내가 분명히 가르쳐준 것 틀려와놓고는 오히려 선생님이 가르쳐준 것 하나도 안 나왔다며 큰소리 치던 녀석과, 그 아이의 말을 믿던 부모님
그 때의 억울함보다 더 가슴 답답하게 하는게 우리 딸이더라구요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하고, 글쓰기도 일하는 것도 힘이 안나서,
틈나는대로 잠만 잤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해결책은 없고, 더 많이 시키면 다음엔 더 잘치려나...해서 계속 다그치고 공부시킬려고 마음먹습니다.
그렇게 우울한 어린이날이 지나고, 어버이날이 오더군요
어린이날, 막내 녀석은 그래도 어린이날인데 싶어서 저녁에 잠시 수성랜드 가서 놀려주고, 마음은 여전히 다른 곳에 가 있어도 우리 아들 눈치보지 않고 혼자서 잘 놀더군요
어버이날, 시아버지, 친정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안계시고
시어머니는 치매가 심하셔서 서울에 있는 요양원에 계시니 찾아뵐 거리도 아니고, 통화할 형편도 아니고
그래도 건강하신 우리 친정 어머니는 한달전부터 드시고 싶다고 하시던 냉면 사 드리러 모시고 나갔습니다.
주방장이 바뀌었는지, 내 입엔 별 맛도 없는 그 냉면이 엄마는 맛있게 드시더군요
맛보다는 아버지와의 예전 데이트하던 시절을 떠 올리며 추억을 드시는 듯 싶었습니다.
그렇게 이번 어버이날도 보내고, 정말 오랜만에 들어와 소식 전해봅니다.
자식 농사 잘 짓자고 하던 제가, 딸아이 중간고사 성적에 무너져내립니다.
앞으로 글을 그만쓸까 하는 생각까지도 들더라구요
전 정말 자신있게, 정말 열심히 시켰는데, 결과는 내 맘에 들지 않으니까...
제가 아마 과외를 시켰더라면 과외선생님을 원망했겠죠?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다구요?
내 아이라 속 터지지만 또 시작해야죠
기말을 대비하면서...
기말엔 이렇게 실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말입니다.
여전히 기운없고, 돈 벌 맛 안나는 날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여러분도 자녀들 성적에 이렇게 기운빠지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