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플때...
둘째가 지난 토요일 밤부터 열이 조금씩 오르더니
주일날은 토하고, 배아프다 하더라구요
밥을 도통 못먹고, 주일날 문여는 소아과에 데려갔습니다.
"애가 밥을 전혀 못먹어요."라고 했더니 의사 선생님 입안을 한번 보시더니
"편도선이 많이 부었네요. 편도선이 부으면서 임파선이 부으면 배가 아플수도 있도 토할수도 있습니다. 걸어다니는 걸 보니 걱정 안해도 되겠습니다."
"찬것 먹이면 안되죠?"
"애가 먹으려고 하면 뭐든 먹이십시오"
의사 선생님이 별것 아닌 것처럼 말해서 안심하고 집에 와서 밥을 조금 먹이고 약을 먹였습니다.
약기운탓인지, 입맛이 당기는건지, 아님 너무 허기져서 먹고싶은게 생각나서인지, 삶을 달걀을 먹고싶다고 조르더군요
별로 안좋을 것 같았지만, 아이가 못먹다가 그거라도 먹겠다고 하는데 싶어서 삶아줬더니 두개를 맛있게 먹고는 또 배가 아프다고 합니다.
게다가 항생제 부작용인지 약을 먹은뒤 세시간쯤 후부터는 설사까지 시작하는겁니다.
그제서야 후회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뭐든 먹이라고 했지만 먹이지 말껄...싶은게...
결국 월요일 학교도 못가고 (혹시라도 수업중에 설사할까봐서.. 정말 월요일도 두어차례 바지를 적셨습니다. )
한의원에 데려갔어요. 배가 아플때는 한의원이 제일 잘 듣더라구요
목 뒷편에 피좀 내고, 침도 맞고, 약도 받아 왔습니다.
차가운 것 절대로 먹이지 말고 죽만 먹이라고 하더군요
그날부터 계속 죽만 이틀을 먹였더니 죽은 보기도 싫어하더군요
그치만 배아프다 소리 안하고 토하지도 설사하지도 않아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열도 떨어지고, 부은 목때문이었는지 몇일이 지나니 기침을 조금씩 하더군요
평소같으면 소아과나 이비인후과에 데려갔을텐데,
배가 아픈 뒤라 한의원 한번 더 갔습니다.
손가락 두개 따고는 여기 저기 뭔가를 치료해주었는데, 집에 와서 약 한봉지 물에 녹여 먹인 이후로는 기침도 안하더군요
오늘 아침에는 밥도 제법 잘 먹고 학교 갔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거의 일주일가량 매달려 있다가 이제 겨우 한숨 돌립니다.
아이가 아플때는 병원 선택도 신중히 해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엔 그래도 열이 많이 오르지도 않고 순조롭게 잘 나아서 다행이었어요.
소아과, 주일날 문열기에 급할때만 찾게 되는 곳이지만, 너무 못봐준단 생각이 들더군요.
병원 갔다와서 아이만 더 고생시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