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대한 질문이 특히 많은 것 같아서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것들만 한번 더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제 딸아이 영어 유치원 2년 보냈던 것은 영어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었던 것만은 아니었지만, 영어 유치원 졸업하고 회화 줄줄 하면 좋겠다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워낙 귀하게(???) 키우다보니 아까워서 아이들 많은 유치원보다는 아이들 적은 영어 유치원이 더 나을거라는 착각속에 보냈었고, 암기할 양이 항상 많았지만, 한번도 단순암기에 대해 불평하지 않고 당연한 것이려니 받아들여주는 딸이 고마워서 계속 보냈던 것이었어요
2년 마치고 졸업할때쯤 같은 반 아이들 엄마 몇명이랑 만나서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의논을 했었죠. 그러다가 영어유치원 졸업한 아이들 모두가 1학년이 되어도 학원으로 연결되지 않고 그만두는 아이들이 있어서 아이들 수준이 다른채 수업이 진행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우린 같이 그 학원을 그만두고 다른 학원을 알아보았습니다.
각자의 아이들 실력에 맞추어서 말입니다. 2년을 영어를 했더니 조금씩 편차가 나기 시작하더군요. 우리 애는 애살이 없어서 다른 애들보다 열심히 단어를 외우지 않았지만, 다른 여자 아이는 애살이 많아서 단어를 제법 많이 외웠었어요.
어떤 방법으로 외웠는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그 집에 가면 집안 구석구석 영어 단어들이 붙어있었습니다. 문에도 텔레비젼에도 냉장고에도 아이들 한글 처음 깨우치기 시작할때, 물건마다 이름표 붙여두듯이 그 집에는 영어이름표가 물건마다 붙어있었어요
아빠가 교수님이셨고, 엄마는 전업주부셨던 가정이었죠. 아이도 지는 것 싫어해서 정말 열심히 했었어요. 한번은 우리 애에게 물었어요 "티나는 맨날 단어외운다는데, 너도 저만큼 안할래? 니가 져도 기분 안나빠?" 그럼 우리 애는 늘 똑같이 대답해요 "티나가 잘하든 말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지기 싫어하는 엄마와는 반대로 우리 애는 경쟁에는 관심도 없는 아이였어요. 처음엔 속이 부글부글 끓기도 했지만, 언제부턴가 포기가 되더라구요 대신 아이는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이 살수 있잖아요?
요즘은 그래도 남들보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나봐요. 열심히 하는거보면...
그래서 보낸 학원들이 세군데였어요. 첫번째 학원에 가서 테스트를 받았는데, 5학년이랑 같은 반에 넣어주더라구요. 몇달 안다녀서 아이가 학원 가기 싫대요. 언니 오빠들이 자기를 따돌린다고
수업중에 게임을 하는데, 칠판에 나와 단어 빨리 쓰기라든지 그런거 하면, 우리 애는 알지만 글씨 쓰는 속도가 5학년과 1학년에서 차이가 나니까 우리 애가 들어가는 팀은 무조건 지게 되고 그러니 자연히 아이들이 우리 애랑 같은 팀을 안하려고 따돌리게 되죠
그 스트레스 때문에 학원을 그만 두었는데, 두어달 쉬니까 영어를 자꾸 잊어버리게 되더라구요 학원 한번 보내기 시작하면, 쉬면 그동안 한것 다 허사다라는 생각에 많이 고민스럽더군요 학교 특기적성 영어를 시켜봤는데, 이미 실력에서 차이가 나서 그건 하나 마나였어요
1학년때 담임 선생님이랑 상담을 했었는데, 그 당시만 해도 중고생 과외만 했었지, 초등 1년에 대해 아는게 거의 없었던 터라, 50 넘으신 선생님의 경험담이 제겐 마치 교과서 같더라구요
저더러 물으시더군요 "영이 어머니, 한국에서는 영이가 6학년이 되었을때, 지금의 영어 실력 그대로 공부해서 뒷받침해줄만한 교육 기관이 별로 없습니다. 6학년이 되면 거의 비슷해지더군요. 잘 알아보고 공부시키시되, 나중에 너무 실망은 하지 마십시오"
근데, 그 선생님 말씀이 6학년이 된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맞는 말씀이었다는걸 절실히 아주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언어라는 것은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일 뿐인데, 생각은 초등 1학년이 어떻게 5학년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겠어요? 한국어로도 표현이 안되는데, 영어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겠죠?
제 조카가 6살때 미국으로 아빠 직장따라 가서 살게 되었는데, 중학교 들어가니 말을 희안하게 하더군요 "할아버지, 엄마는 누나 가지러 학교 갔어."
충격이었습니다. 그 아이의 한국어는 6살 수준이었죠. 언어도 나이만큼인데, 조기교육으로 성공한다는 것 곁코 쉽지 않습니다.
지금도 영어유치원 다니다 초등 2, 3학년 된 아이들 가끔씩 만나보는데, 제 아이보다 더 못하는 아이도 있고, 또 잘 하는 아이도 있어요 딱 한명 잘하는 아이 만나봤는데, 그 아이는 방학때마다 미국으로 보낸다고 하더라구요
그 만큼의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까지 영어를 시킬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학원을 그만두고, 학교 특기적성도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학원을 찾았습니다. 원*랜드라고 하는 좀 유명한 학원이었는데, 시설부터 다르게 했더라구요 자체 개발 교재도 있었고, 강사들도 특별한 기준으로 선발한다고 해서 솔깃했는데, 한번은 아이가 학원차를 놓치는 바람에 학원까지 데리고 갔었어요
그 아이 반에 넣어주려는데, 이미 시간은 10분이나 지나있던 상태였고,다른 아이들은 이미 와서 앉아있었고, 외국인도 강의실에 들어와있었어요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떠들고 놀고, 외국인은 비록 교실에는 있었지만, 어떤 수업준비도 하지 않은채 자기 혼자 신문을 보고 있더군요 거기 열받아서 그 자리에서 원장 만나 따졌어요 "외국인 수업시간이래야 고작 40분인데, 저 외국인 선생은 왜 저렇게 시간을 버립니까? 내가 본게 저런데, 다른때는 어떻겠어요? 당장 환불 해주세요"
그렇게 해서 한달을 채 못하고 나머지 돈 환불받아 돌아섰습니다. 한국에 온 외국인들 중에서 영어 교육에 대한 사명감이 있는 교사 거의없어요 한 일년 관광비자 받아 돈벌고 한국 관광하다가 모은 돈으로 다른 나라 여행간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반 이상이었어요
제가 만난 외국인 강사들은 모두 다 그런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학원에서 받는 돈 정말 얼마 안되지만, 그것보다 학원에 있으면 과외가 들어오니까 그 과외수입으로 돈 모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학원에 머무르는것이라고 그러니까 학원에서 아이들 가르치는데 그리 열심히 하겠습니까?
그 이후로 저는 외국어학원을 많이 불신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본 것만 얘기하니까 제가 보지 못한 다른 좋은 점들도 있을겁니다.
그리고 선택한 것이 학습지였어요. 아이 수준에 맞추어서... 스트레스도 안받고, 아이 실력에 맞추어 단계 정해서 참 좋았는데, 학원을 다니던 애가 되어서 회화가 잘되니, 회화교재는 6학년꺼 들어가고, 파닉스 건너뛰고, 4학년때 문법 교재를 넣었더니 아이가 전혀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결국 기다렸다가 6학년때 문법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학습지만 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둘째는 학교 들어가서 적응하는 것 보고 1학년 말이나 2학년쯤 시작해서 바로 학습지로 영어 시키려고 합니다.
파닉스 먼저 한 아이들의 좋은 점은 단어를 쉽게 외우고, 빨리 외우고, 또 회화 들어가기 전에 많은 어휘를 알고 있어서 회화나 독해 다 쉽게 접근하는 것 같더라구요 영어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영어학원까지 투자한 돈 생각하면 그 반의 반도 안되는 돈과 시간으로 6학년 되었을때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파닉스가 몇년전만 해도 교재가 그리 많지 않았었는데, 몇달전 교보에 가보니 파닉스 원서들도 아주 많이 수입되어있더라구요 직접 보시고 잘 고르시면 될겁니다.
교육부에서 제시하는 초등 필수 800단어를 고루 지는 파닉스 교재 직접 보시고 선택하십시오 제가 무엇이 좋다고 할 수 없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아시죠? 선전이 되어버릴까 혹시라도 누가 시비를 걸까 싶어서... 그래서 메일로 해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진짜 궁금하신 분들은 제게 메일 주시면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드릴께요. 메일에서는 교재 이름 밝혀도 되잖아요?
제가 학습지도 이것 저것(구몬, 눈높이, 재능, 장원, 웅진) 다 보았고, 영어 학원도 제 주위에 모든 학원은 다 알아보았어요 거기 다닌 아이들의 실력이나 받아들인 정도나 효과나 이런 것 다 비교해보고 지금 최선이라 생각해서 내 아이 시키는 거랍니다.
시간이 더 지나보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제가 가르치는 제자 중에 나이가 80인 분도 있어요 요즘 노인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거든요. 물론 무보수로... 사회봉사 뭐 그런 차원이 아니구요, 그냥 기회가 생겨서 한다고 했습니다.
알파벳부터 시작해서 파닉스 가르쳤는데, 노인분들이 표현이 솔직하시잖아요? 왜 한국말처럼 읽는대로 안써지느냐고, 짧은 단어는 되는데 왜 긴 단어는 안되냐고
맞습니다. 영어의 85% 정도는 파닉스 규칙에 맞게 쓰고 나머지는 예외입니다. 그래도 그 85%로 인해서 조금은 더 쉽게 외울 수 있음이 어딥니까? 발음기호 없이 읽을 수 있다는 단어가 85%나 되는게 얼마나 영어를 쉽게 친숙하게 접근하게 해 줍니까?
그래서 저는 파닉스 교육을 알파벳 끝난 후엔 시키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자음, 단모음, 장모음, 이중모음, 이중자음 그 정도 하면 훨씬 더 영어가 친밀하게 느껴지실겁니다.
지금도 어떤 아줌마들은 제게 부탁하곤 해요 차 이름 하나 영어로 쓰인것 못읽는데, 그 정도만 면하게 해 달라고
그런 분들께 파닉스만큼 좋은게 없겠죠? 그러면서 어휘력 늘이시고 그 다음엔 욕심 부려서 문법 공부 좀 하시면, 일단 하고 싶은 말은 만들수 있잖아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