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햇살 받는 것을 유난히 좋아한다. 컨디션이 나쁠때는 햇볕 아래 서 있으면 어지러움을 느끼지만, 컨디션이 좋을때는 강하게 내리쬐는 햇살속에 서 있기를 즐긴다. 직장 생활을 몇달 하지 않아서 나는 화장이란걸 거의 안하고 살았다. 파운데이션 하나 얻으면 몇년씩 써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쓰다가 지겨워 동생이나 엄마를 주고 난 또 새로 선물받은 걸 사용한다. 시댁 식구들은 내게 선물할때는 꼭 파운데이션을 한다. 해외여행 다녀올때마다 면세품을 사와서 주니... 난 랑콤만 썼다. 그것밖에 못받아봐서 그래서 나는 랑콤이 제일 좋은 화장품인줄 알고 산다. 지금도 아마 파운데이션을 사라고 하면 랑콤을 살것 같다. 그러나 이젠 파운데이션 살 일이 없을듯하다
내 피부가 완전히 토종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삼십대 초반이었을때, 그때도 여전히 난 화장을 안하고 다녔다. 남편은 이미 내가 화장 안한 모습에 익숙해져있다. 테니스를 즐기니 함께 치는아줌마들도 꽤 있다. 가끔씩 이런 말을 던진다.
"화장 안한 여자들 정말 귀신같더라. 나는 다른 여자들도 화장안해도 다 너같은 줄 알았는데, 오늘 보고 정말 놀랐다. 시커먼것이..." 그 말에 난 더 무식해지고 있었다.
화장을 하면 피부가 더 나빠지는 거라고.. 어쩌면 그런 피부를 가리기위해 화장을 하는지 모르지만, 내가 봐도 화장 벗겨놓은 모습은 내가 더 낫다고 자부하면서... 이건 공주병일겁니다.
요즘도 절 보는 사람들이 그러죠 "지금 안가꾸면 늙어서 어떻게 하려고???" 그러면 전 대답합니다. "지금 이렇게 시원하게 살다가 늙으면 지금보다 의학이 더 발달해있을테니 괜찮겠지?"
전 아이 둘 낳을때까진 기미가 없었는데 그 이후로 조금씩 생기려는 듯... 피부과 의사 선생님 말씀이 "자외선 차단 크림 꼭 바르고 다니세요 안그러면 이 주위로 기미 생길겁니다." 그 말 들은지 오년도 더 지났는데, 자외선 차단크림 거의 안발라도 기미는 별로 진행되지 않더라구요
햇볕을 거의 안보고 살다보니 그리 큰 불편없이 사는데, 다만 놀러갈때 바다를 좋아해서 바다에 갈때만 신경써서 자외선 차단 크림 바릅니다.
그 외엔 내 얼굴 피부가 숨쉬도록 내버려두는게 훨씬 시원해요 가끔씩 화장을 하면 얼굴에 이불 덮어씌운 것 처럼 답답해서...
십년 이상을 일년에 다섯번도 안되게 화장하며 살았는데, 이번 스승의날 일일교사 하러 학교 가면서, 화장 한번 했더니 얼굴에 반란이 일어났어요 느지막히 여드름도 아니고... 두어주 그냥 자주 씻고 내버려두었더니 이제서야 진정이 되어가네요
아마도 화학약품 알러지가 있는듯....
이번 일을 계기로 이제 아예 화장 안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다만 입술에 립스틱은 열심히 바릅니다. 그것마저 안하면 너무 창백해보여서 아픈사람 같거든요.
지금도 세수하고 로션 바르기 전에 뽀득뽀득거리는 느낌을 너무 좋아합니다. 로션도 필요없어지는 계절이 좋아요 전 여름을 좋아하거든요
좀 덥지만, 바다에 놀러가기도 좋고, 아마도 겨울이 가난한 자에겐 더 힘겨웠던 추억이 있기에 여름을 좋아하는지도 모르죠.
옛날 우리 조상들은 분명 얼굴에 아무것도 안바르고 사셨을겁니다. 저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자유스럽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돈 아끼기 위해 화장 안한 것이 아니라, 화장하는게 싫어서 안하다 보니 남들보다 그 부분의 지출이 작아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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