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영어 듣기 대회 예선이 있었습니다.
제가 하는 학습지에서 하는 연중 행사로 해마다 1월이면 예선, 2월이면 본선, 그리고 5월경 결선이 있죠.
이번에 예선을 치루고, 채점이 이루어져, 결과를 보다 참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대한민국, 대구, 북구에 사는 회원중, 다른 학원은 일체 다니지 않고, 오직 처음부터 윤선생만 해서, 3년 가량 된 학생들의 점수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지도하는 선생님은 다르지만, 선생님마다 가르치는 스타일이 있고, 또 수업시간이 다른 학습지에 비해 길다보니, 아무래도 같은 교재라도 가르치는 방법에 따라 아이들의 실력이 조금씩은 차이가 나곤 합니다.
또한 가르치는 것도 교사의 성격대로인지라,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선생님은 교재 하나를 아이가 완전히 외우고, 받아쓰기 하고, 구석 구석 꼼꼼히 살피며 문법까지 세시히 가르치시는 반면
또 다른 선생님은 한 교재를 70% 정도만 이해하면 또 다른 교재를 넣어서 중복되는 것들로 복습을 시키시는 분이 있습니다.
같은 기간을 공부했더라도, 꼼꼼히 꼭꼭 씹어먹은 회원 보다는, 대충 대충 하고 넘어가더라도 더 많은 교재를 공부한 학생이, 훨씬 점수가 높게 나왔습니다.
거의 평균 10점 이상의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물론 그렇게 많은 교재를 다룬 회원들은 평균적인 회원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배웠지만, 그만큼 세월은 단축시켰다는 덕을 본 것이겠죠?
늘 그렇게 말하고 생각하고 권유해왔던 저였지만, 그래서 어쩌면 제 딸아이에게 늘 교재만 잔득 안겨주고, 많이 풀도록 시키곤 했었지만, 내 아이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아이에게서 동일한 결과가 나온 것을 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영어는 세월입니다. 라고 말했었지만, 이제 그 세월에다 한가지를 더할까 합니다.
영어는 질보다는 양입니다.
더 많은 비디오를 본 아이가, 더 많은 영어책을 읽은 아이가, 더 많은 교재를 푼 아이가 더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
문제집 한권 더 사는데 돈 그렇게 많이 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문제집 한권이 다른 아이보다 월등히 높은 자리에 올려줍니다.
내 아이 인생의 제테크를 생각하면 몇만원이 몇억의 가치라 생각합니다.
문제집 아까워 푼 문제집 지워서 또 풀리시는 것보다는 비슷한 다른 문제집 한권 더 사서 풀리시는 것이 더 높은 점수를 받게 해 준다는 것을 여러 아이들을 통해 검증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렇게 제 아이 키우려 합니다.
영어든 수학이든...
사랑에 빠져 있었을때의 기억을 더듬어보세요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할때, 만나지 못할때는 사진을 보면서 위로를 삼죠
그러다보면 그 사진이 머리속에 찍혀 눈만 감으면 그(그녀)가 보이고, 하늘만 올려봐도 하늘에 그(그녀)의 사진이 그대로 찍혀있죠?
제가 고등학교 다닐때, 영어 좀 잘해보려고, 성문 기본 영어를 통째로 외다시피 한 적이 있습니다.
눈만 감으면 지금도 부정사란 말만 나오면 제 머리속에는 성문기본영어 앞장이 그대로 사진처럼 떠오릅니다.
한문으로 쓰여진 글자들까지 그대로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영어를 한번도 "수"를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외우고, 이십오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외운 자리가 그토록 또렷히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한번도 영어에서 수를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외우기만으로 점수가 높아지지 않습니다.
더 많은 문제집을 통해서 그 외운것을 활용하고, 복습하고, 이해해서 완전히 내것으로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죠
영어는 외운다고 잘하는 과목이 절대로 아닙니다.
외운 것을 잘 활용할 줄 알아야 잘하게 됩니다.
마치 수학 공식을 대입해서 문제를 풀어내듯이, 문법의 기초위에 문장을 만들 줄 알아야. 진정으로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말을 다 할 수 있는 자리에 이르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다양한 문장들을 접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한가지만 잘 외운다고 그것이 모두는 아닙니다.
더 많은 것으로, 더 풍성한 것으로 내 아이의 머리속에 영어를 넣어주고 싶은 것은 나만이 가지는 욕심은 아닐 것입니다.
내 아이가 지금은 돈이 아닌 지식과 지혜로 풍성히 자라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