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농사 이야기

긴 휴가를 끝내고서...

생각제곱 2005. 6. 7. 23:04

황금같은 연휴

대전 국립묘지에 계신 시아버지를 뵙고, 서해안 끼고 돌아 인천까지 갔다가 내려와야지 마음먹고, 열심히 일했는데,

여행경비 마련할려고, 사고 싶은 것도 안사고, 벼르고 별렀는데,

딸내미도 감기로 골골 거리고, 나도 여전히 몸살기가 있어서, 연휴 첫 토요일 하루 종일 잠만 잤습니다.

 

여행은 무슨 여행?

잠이나 실컨 자보자.

그러고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방바닥 끌어앉고 실컨 자고 일어났습니다.

 

정말 오랜만의 휴식이었죠.

낮에도 자고 밤에도 자고, 자도 자도 끝없는 잠

 

그리고 연휴 둘째날

교회 다녀와서 또 잤습니다.

소파에 누워 텔레비젼을 보고 있었던 기억이 나는데, 눈을 뜨니 어둑어둑 하더군요.

 

그렇게 이틀을 보내고 사흘째,

아침에 느지막히 일어나 아침겸 점심을 해 먹고, 뒹굴다 또 잠이 들어버렸나봅니다.

 

사흘간 잠만 자는 마누라를 보던 남편이 저녁녘에 흔들어 깨우더군요

 

"백화점 가자, 옷사줄께. 지금 안가면 나 테니스 치러간다."

 

테니스 광인 남편,

새벽마다 비오는 날 빼곤 추우나 더우나 맨날 맨날 나가는 남편,

주말에는 가족과 같이 시간을 보내야한다고, 테니스치러 나가면 맨날 제가 궁시렁궁시렁 거리는데,

 

사흘을 줄기차게 잠만 자는 마누라를 보고 남편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저도 제가 사흘동안 이렇게 밤낮으로 잠만 잘 수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아마 그동안 누적된 피곤이 한꺼번에 잠으로 쏟아졌나봅니다.

 

허리 아프게 잠만 잤습니다.

 

그리고 마지막날 저녁 아이들 데리고 백화점 갔습니다.

대백프라자.

 

정말 오랜만에 가봤어요. 안간지 이삼년도 더 된것 같네요.

 

층층이 눈요기 하면서 다니는데, 정말 많이 변했더군요

"내가 짠순이로 살긴 살았나보다. 여기가 이렇게 생소한걸보니..."

 

휴일이라 그런가? 사은행사를 함에도 불구하고

손님들도 별로 없더군요.

 

나만 안오는게 아니었구나 하는 위안을 받았습니다.

 

여행비 할려고 모아둔 돈도 있겠다. 사고 싶은 것 다 사야지 마음먹고 삼층부터 구석구석 훑어 올라갔습니다.

 

여성복 매장 두층을 다 돌았는데, 맘에 드는 옷이 없더군요.

남편이 옷사준다 해서 온건데, 참 예쁘다 싶은건 몸매가 안따라주고, 내 몸에 맞겠다 싶은건 너무 아줌마스럽고, 어떤건 또 너무 비싸고...

 

이것 저것 입어보다 결국 옷같은 옷은 하나도 못사고,

우리 애들 샌들, 올 여름엔 꼭 발편한 것 하나 사주리라 마음먹었는데, 마침 20% 세일 하길래

두 녀석 샌들 하나씩 사주었습니다.

 

언제나처럼 내것 사러 쇼핑가도 아이들것만 고르게되고, 내건 늘 뒷전으로 미루다 못사고 돌아오게되죠.

 

결국 백화점 아이소핑만 실컨하고는 백화점 구루마(매대라고 하나요? )에 파는 티셔츠만 두장 샀습니다.

올 여름도 티셔츠 두벌로 넘길 수 있을 것 같네요.

 

내게도 백화점에서 몇십만원짜리 옷 한두벌 정도는 가볍게 살 수 있는 날이 오긴 올까?

 

연휴 지난 넋두리 올립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출근해서 이것 저것 챙기느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네요

낼부터는 또 다시 글도 잘 올려야죠.

 

여러분들은 연휴 알차게 보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