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는 오랜만에 옛날 살던 동네에 가서 큰애 2학년때 같은 반 엄마들 몇명을 만났습니다.
같은 반 어머니회 엄마들이었는데, 그 모임이 5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사한 이후로는 나가지 않았는데, 문득 보고싶어지더라구요
핑계삼아 저녁에 잠시 나가 얘기를 나누고 왔는데, 그 곳은 여전히 변함없었어요
일년 반만에 찾아가본 동네에는 몇군데 가게가 바뀐것 말고는 변함없이 시끌벅적한 시장통, 오가는 사람들, 차들, 아파트들...
대화 역시 예전과 크게 다를바 없었구요
아이들 시험 얘기, 수학여행 얘기, 운동회 얘기, 중학교 1지망을 어디로 하는가 하는 뭐 그런 얘기들이죠
예전과 마찬가지로 아이들 간식 뭘 넣어주나 부터 시작해서 선생님 도시락은 어떻게 하나 등등이 대화거리였어요
출퇴근 시간이 너무 걸려 회사 따라 이곳으로 이사온 이후 한두달 적응 못하던 우리 애, 이젠 너무 잘 적응하고 있고, 저 역시 이쪽 학교 분위기에 물들어 참 편하게 아이 학교 보내고 있답니다.
예전에 나도 저렇게 지극정성으로 아이 학교 보냈었지 싶은게...
달서구에 비해 여기 북구가 좀 더 촌이라고 하면 뭣하지만, 이 학교 오고 나서는 선생님 도시락이니 아이 간식이니 하는건 생각도 않고 지낸 일년 반이어서 그런지 참 그런 말들이 생소하더군요
며칠전 우리 애가 현장학습으로 경주에 다녀왔는데, 솔직히 선생님 도시락을 걱정하긴 했었어요
어머니회는 안들었지만, 2학기 부회장을 맡아와서, 회장 엄마가 못하면 내가 해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막연한 의무감도 없잖아 있었거든요
먼저 회장 엄마집에 전화하기도 뭣하고 해서 그냥 모른척 하고 있었는데, 현장학습 다녀온 우리 애 말로는 선생님 도시락은 선생님께서 직접 싸 오셨다고 하시더군요
예전 학교에서는 당연히 어머니회 엄마들 몫이거나 회장 엄마 몫인데 말입니다.
아이들 간식 한번 학교에 넣어주는 것도 절대로 안되는 학교
아이가 학교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안먹고 오고, 빵 하나 안먹고 오는게, 이것 저것 신경쓰는 것보다 훨씬 더 편하다는게 솔직한 제 심정이죠
학교 분위기에 따라 엄마들이 신경쓸 것이 많은가 많지 않은가가 결정되더군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전학시키길 참 잘 한것 같아요
수성구는 또 어떤지 모르겠지만, 참 편안한 북구쪽 학교 분위기인듯 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그래도 이런 저런 수다를 떨며, 자기 위안도 삼고, 스트레스도 날리고 돌아왔습니다.
제 아이 조금이라도 잘키워보겠단 마음으로 어머니회 들어 궂은일 마다않고 하던 분들이었는데, 나 역시 그렇게 살아왔었는데, 한반짝 물러나 생각해보니, 그것 역시나 치맛바람이 아니었나 싶네요
대한민국의 치맛바람은 어머니들 스스로가 잠 재워야 할 것 같습니다.
'자식농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식 농사 어떻게 지을까요? (27탄 계획과 실천) (0) | 2005.10.13 |
---|---|
월동준비 (0) | 2005.10.05 |
자식 농사 어떻게 지을까요? (돈과 시간) (0) | 2005.10.01 |
수영과 영어 (0) | 2005.09.28 |
수영용품 구입에 대해 (0) | 2005.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