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만나는 아이들 중에, 종합 학원을 다니면서 과외를 하는 아이를 봅니다.
물론 성적은 전교 10등안에 들 정도는 아니지만, 늘 상위권은 유지한답니다.
부모님들의 재력이 뛰어나기 때문일까요? 아님 다른 것 아끼며 자녀 교육에 투자하기 때문일까요?
그런 아이들은 대부분 맞벌이 자녀가 많답니다.
저도 예전에 제가 과외를 하던 학생 중에 종합학원을 다니던 아이가 있었어요
여긴 강남도 아니고 대구의 수성구도 아니지만, 이 동네에서도 그런 아이를 벌써 몇번은 만나보았답니다
학원을 다니기 위한 과외라고 하면 이해가 안되시겠지만,
솔직히 저도 돈이 풍족하다면, 제 아이에게 그렇게 둘 다 시키고 싶은 욕심은 있답니다.
자 그럼 왜 그렇게 학원과 과외를 병행해야 할까요?
무엇이 문제일까요?
어디서부터 잘못되어서 학원 하나로 부족해 학원을 다니기 위한 과외를 해야할까요?
학교 공부로 부족해 학원 다니는 것도 솔직히 돈아까운데, 그 학원공부를 하기 위해 과외를 해야 한다면...
동네 학원엔 사회나 과학 단과가 없답니다.
그래서 사회나 과학이 부족한 학생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종합반을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영어나 수학 둘 다 잘하거나 둘 다 못하는 학생보다는 둘 중 한과목을 잘하는 학생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영어 단과만, 혹은 수학 단과만 선택하면, 안되는 이유 역시 국어나 사회 과학때문입니다.
못하는 과목만 과외를 붙일 수도 있겠지만, 초등학교때부터 학습지나, 외국어학원등, 영어나 수학은 정말 학년 이상으로 잘 하지만, 막상 전교에서 몇등 안에 들려면, 암기과목도 무시 못하는게 현실입니다.
종합반은 이미 각 학교별 시험 족보를 다 가지고 있고, 또한 예상문제까지 학교별로 뽑아주기때문에
조금만 열심히하면, 시간을 절약하면서 시험 나올만한 것만 공부할 수 있어서 종합반 다니면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그 잇점때문에 학원 종합반 몇달 다니면, 성적이 오르는게 눈에 띄니까 부모님들이 마약처럼 종합반을 끊지 못하고 보내는 것이겠죠?
그렇게 몇년이 흐르면 학생은 이미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거의 상실해가고 있는 것입니다.
대학 신입생들이 제일 헤메는 것이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몰라서, 넘쳐나는 자유를 누리다 실력은 점점 떨어져지게 되고 그로 인해 국가적인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긴 미국 사는 제 조카도 과외 하더군요
과외가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닌가봅니다.
학원 종합반 다니면서, 잘 모르는 부분들, 또한 학원에서 내주는 숙제를 못해서, 과외교사에게 가져와서 다시 풀어달라고 합니다.
아무리 소수 학생만 가르친다고 해도, 모든 아이들을 다 이해시키고 넘어가기엔 종합학원의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학원에서 내주는 숙제를 혼자 못해서 다시 과외 선생님에게 부탁하는 학생
어떻게 보면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막상 그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측은한 마음까지 듭니다.
그렇게라도 해서 모르는 것을 알려고 하는 학생이나,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부모님
그렇게라도 해서 점수를 더 따려는 노력과 또 그렇게 한 노력의 결실로 성적이 향상되어 간다면, 어느 부모님이 그 길을 선택하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시키려고 해도 공부안하는 학생들보다는, 학원도 다니고 과외도 하면서 하려는 학생이 더 예뻐보이는 것은 나만이 그런건 아니겠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아름다운 것처럼, 노력하는 학생도 아름다워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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