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저는 아이를 학교 앞 큰 도로를 건너주고, 하교 할때는 교문 앞에서 기다렸다가 데려오고 한답니다.
열 일 제쳐놓고, 혹시라도 회사일로 시간을 못내면 외할머니에게 부탁해서 마중나가 달라고 하구요
지난 주 비오는 어느 날이었어요
우산을 받치고 녹색 불이 온것을 보고 길을 건너는데, 보통땐 손도 잡고 오기도 하지만 사내아이다보니 엄마 손을 잘 잡으려고 하지 않아요
특히 비오는 날은 각자 우산을 바치고 오는데, 아이가 저보다 두어 발짝 앞서 걷고 있었습니다.
횡단보도에서 아이 바로 앞으로 그것도 바로 한발짝 앞으로 차가 쓩 지나가는거에요
그 때 제 마음은 십년감수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하리라 싶네요
운전자도 놀랐는지 횡단보도 한참 지나서 서서는 가만히 있더군요
너무 놀란 나머지 따지러 뛰어가지도 못하고 아이랑 마저 길을 건너 돌아보니 벌써 뺑소니치고 없더군요
엄마가 함께 따라다니며 길을 건너도 이런데, 그 날 이후로 저는 더 열심히 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리고 온답니다.
그러던 며칠 후 아침 등교길인데, 가로수 가지치기를 하고 있었나봐요
멀리서 초록불만 보고 아침이라 함께 손잡고 뛰는데, 바로 제 머리 곁으로 큰 나무가지가 쿵 하고 떨어지는데, 또 아찔하더군요
몇만분의 일초 사이에 내 아이 머리로 그 가지가 떨어졌더라면...
이러니 어떻게 내 아이들을 위해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가 있을까?
그러나 어제 집으로 오는 아이 얼굴에 상처가 나 있는걸 보니 정말 속이 뒤집어지더군요
학교에서 중간 놀이 시간에 줄넘기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밀었다면서 넘어져 무릎이 조금 까지고 얼굴에 상처가 나서, 혹시라도 흉이 질까 두려워 얼른 흉지지 말라고 밴드 사서 붙여두었답니다.
아이 학교 보내면서 왜 이리 조마조마한 일들이 많은지...
딸아이 키울때랑 너무 다른 것 같네요
딸아이는 오늘 이박 삼일 캠프를 다녀왔는데, 집에 없는 순간 순간 내내 아이의 안전을 위해 기도만 할 수 밖에 없는 엄마였는데, 이럴때는 엄마의 무능함이 너무 사무치네요
좀 더 안전한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것은 나만의 욕심이 아니겠죠?
어른들도 한 순간 순간 방심하지 말고, 운전이든, 가지치기든, 혹은 다른 공사든 일이든 조심에 더 조심을 해서 일해주면 좋겠구요
친구를 미는 나쁜 습관이 있는 아이들은 부모님이 잘 가르쳐주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내 아이들이 나가서 친구에게 상처주지 않고, 그것이 몸의 상처든 마음의 상처든 친구들에게 상처주지 않는 아이로 자라도록 늘 가르쳐야겠죠?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네요
이 세상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학교 보내고 이렇게 염려하며 근심하는 엄마는 저 밖에 없겠죠?
'자식농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식 농사 어떻게 지을까요? (49탄 함께 달리는 엄마) (0) | 2006.04.28 |
---|---|
자식 농사 어떻게 지을까요? (48탄 동영상 강의) (0) | 2006.04.23 |
딸기쨈 만들기 (0) | 2006.04.14 |
자식 농사 어떻게 지을까요? (47탄 유능한 학습지 교사를 만나려면) (0) | 2006.04.12 |
청소기에 나프탈렌 한알을... (0) | 2006.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