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농사 이야기

자식 농사 어떻게 지을까요? (55탄 딸아이의 겨울방학 공부)

생각제곱 2007. 2. 21. 06:33

이제 일주일이면 중학교 2학년이 되는 딸아이를 보면서, 대견함과 흐뭇함으로 바라봅니다.

작년 이맘때는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배치고사준비, 심화고사준비, 중간고사준비를 방학동안 어떻게 시키면 모든 걸 다 잘할수 있을까 전전긍긍하던 엄마와, 제 뜻대로 잘 따라주지 않던 딸아이와 마음의 갈등도 참 많았던 것 같은데,

 

올 겨울방학은 아주 여유롭게, 오전 시간 내내 잠으로 보내는 아이를 깨울 생각도 하지 않고, 잘 수 있을때 푹 자라는 마음으로 기다려주는 엄마가 되어 있었어요

 

다니면서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학원을 다니고 있었고, 나는 가끔씩 그 아이들의 진도를 확인하면서, 우리 아이 겨우 반밖에 못했구나, 하는 마음으로 위안을 삼곤 합니다.

 

작년에 비해 달라진게 있다면, 작년엔 엄마의 계획대로 아이가 움직였지만, 그러나 엄마의 기대에 못미쳤지만, 올해는 아이의 계획에 엄마가 따라가준 겨울방학이었네요

 

새해가 시작되면서 이런 얘기를 하더라구요

 

"엄마, 사회 과학 동영상, 중간고사꺼 미리 당겨서 신청해주면 안될까? 방학때 한번 들어두면 학교 가서 공부하기 쉬울 것 같아"

 

전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죠. 방학때는 영어랑 수학만 열심히 시키려고 마음먹었었는데, 느닷없이 사회과학이라고 해서...

 

중간고사 대비 동영상은 80일간 들을 수 있으니 중간고사 시기 맞춰서 80일전에 신청하려고 마음먹었었는데, 아이 생각은 달랐나봅니다.

 

엄마를 닮아 세계사, 국사에 별 관심이 없던 아이는 사회를 듣기 시작하면서 처음엔 진도나 나가지 않더라구요

들었던 것 또 듣고 또 들은 것 또 듣고, 매일 강의 하나 정도는 들을 줄 알았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두개 이상 진도가 안나갔더군요

 

지나가는 말로 "하루 한개씩 듣고 또 한번 더 듣는게 낫지 않겠니? 몰라도 일단 듣고 넘어가는게 낫지 않을까?"

 

"난 앞에것 완벽하게 안되면 뒤에것 못듣겠어. 앞에것 다 듣고 뒤에 넘어갈꺼야"

 

그러더니, 초등학교때 사준 역사 만화를 떠내서 부지런히 읽습니다. 강의 부분과 맞춰서 만화책을 읽어 나가더니 갑자기 사회가 재미있어졌다고 하면서 사회 진도만 쑥쑥 나가고 과학이 또 제자리입니다.

 

매일 매일 사회 과학을 듣기로 했는데 말입니다.

 

또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되었죠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하루에 과학 두개씩 들어라"

 

참 말 잘 듣는 딸입니다. 그렇게 말한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과학 거의 다 들어가더라구요

 

하루는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나를 부릅니다.

 

"엄마, 엄마 이리와봐"

 

무슨 일인가 달려갔더니, 동영상을 멈춰두고는 아무리 들어도 그 부분이 이해안된다면서 왜 저런 식이 나왔는지 설명해 달랍니다.

 

용해도 문제였는데, 용매 100g  속에 녹는 용질의 양이 용해도란 사실부터 이해못하고 문제풀이를 듣고 있으니 이해 될리가 없죠

 

과학 강사 재밌고 이해잘되게 설명은 하고 있었지만, 말의 속도가 좀 빠르더라구요

특히 계산문제에서는 아이의 머리가 따라와줄 정도의 속도로 풀이를 해야 하는데, 정말 신속하게 숫자들을 써 내려가는데, 순간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서울 남자라서 말이 빠르구나..".솔직히 경상도 남자들은 말 수가 적은 편이라 그리 빠르지 않다고 느끼거든요

동영상 멈추고 한문제 설명하고, 또 듣다가 문제 하나 풀고 내가 설명하고...그렇게 해서 용해도 부분이 무사히 넘어간 일이 있습니다.

 

동영상 강의의 장점, 듣다가 모르면 엄마에게 물어볼 수 있다...

학원 강의 같았으면 듣다 몰라도 그냥 넘어갈 수 밖엔 없엤겠죠?

 

수학은 계산은 눈높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원래 계산이 약한 아이였지만, 많이 커버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겨울방학동안 눈높이로 2학년 수학은 두번이나 복습을 마친터라, 남은건 응용 뿐이었죠

 

문제집이랑 눈높이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문제집보다 조금 빠르게 눈높이 나가고 있구요. 눈높이도 두종류의 문제가 있어서, 문제 많은 것 한번 풀고, 나중에 새로 개발된 교재라고 문제가 좀 작은 것 한번 풀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세권정도 받는데, 거의 하루 정도로 끝내버리고 문제집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수학 문제집은 2000제를 풀고 있는데, 내 아이에게 딱 맞는 문제집이더군요

 

작년엔 비유와 상징에서 나온 문제집이랑, 디딤돌에서 나온 것 풀었는데, 이번엔 아직 한권도 덜 끝났어요

 

응용 문제가 정말 많더라구요

계산부분이 10장 정도면 응용 부분이 10장 정도로 거의 비중이 같아요

교과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물론 다른 모든 문제집도 그렇구요

 

계산부분 하루에 끝내면 응용부분 거의 일주일 걸립니다.

한장 푸는데 한시간씩 붙들고 있습니다.

 

식 세우고 문제 풀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그래도 그 문제집 풀고나서는 식도 제법 잘 세웁니다.

응용에 약한 아이들 있다면 한번쯤 사서 풀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영어는 문법은 성문기본영어 제가 가르치고 있고(정말 어려운가봅니다. 이해를 잘 못하네요), 윤선생으론 스타트 영문법 시키고, 독해 교재 따로 더 넣어주었어요

평소보다 두배 정도 많이 듣고 있죠

 

학교 영어 자습서 사서 단어 외우고, 교과서 평가 문제집으로 문제 풀리구요

중간고사 범위 까진 진도 나갔는데, 기말고사가 슬슬 걱정이네요

 

영어는 워낙 어릴적부터 해서 그런지 아직은 별 스트레스없이 그냥 잘 넘어가는 편입니다.

 

수학 과학에 신경쓰는 것 비하면 영어는 정말 누워서 떡먹기처럼 공부하는것 같습니다.

 

남은 일주일 잘 마무리해야겠죠? 겨울방학 공부는 마치 김장을 담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