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만난 젊은 엄마들은 아이의 한글 교육을 위해 어떤 학습지를 시킬까를 고민하는 것 같다.
그리고 대부분 선택하는 것이 신기한 한글나라인듯하다.
첫아이를 키울때도 그 교재가 있었고, 지금도 있지만,
난 비용면에서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엄두도 못낸 교재이다.
언젠가 다른 사람이 쓰고 있는 교재를 본적이 있다.
두꺼운 종이에 코팅된 낱말카드들...
고급스럽게 가르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내가 만난 한 엄마는 그 카드들을 직접 만들어 아이들의 한글을 다 뗸 경우를 봤다.
문구점에 가면 예쁜 종이의 색지를 판다.
너무 진하지 않은 파스텔 톤의 색지를 구입하되, 아이가 좋아하는 색깔로 골라산다.
그리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아이가 좋아하는 글자부터 써 준다.
하루에 낱말 다섯개
그래서 그 글자를 다 외울때까지 반복해서 보여주고, 일정한 곳에 붙여둔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 아이들은 저절로 읽게된다.
그 다음 단계는 함께 동화책 읽기이다.
그렇게 한글을 터득하고 나면, 아마 몇십만원은 절약했다는 뿌듯함을 가질 것이다.
쓰기는 어떻게 할까?
아이들마다 연필잡고 쓰고 그리기를 좋아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쓰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처음엔 5칸 노트, 그리고 8칸 노트를 사주며 매일 몇개씩의 단어를 쓰도록 시키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싫어하는 경우라면 컴퓨터를 활용해도 좋다.
한글2002 띄워놓고, 컴퓨터 앞에 낱말카드 놓아주고, 글자포인트 큼지막하게, 색깔은 아이가 좋아하는 색으로 선택해주고
한 글자씩 치도록 하면, 빠른 시간 안에 받아쓰기도 완성이 될 것이다.
이건 내가 첫아이에게 써먹은 방법이다.
자판을 통해 한글을 익히면 글쓰는 어순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아이들마다 좋아하는 관심사가 다르다.
어떤 아이는 공룡을 좋아하고, 어떤 아이는 국기를 좋아하고, 또 어떤 아이는 포켓 몬스터 캐릭터를 좋아해서 그 글자들부터 익히다보니 한글을 다 똈다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 둘째는 컴퓨터 게임을 통해 거의 한글과 숫자를 완성한 경우이다.
한달 이용료 3300원짜리인 게임이 있다.
베베라인인가? 시장놀이를 좋아해서, 몇날 몇일 가입해달라고 조르더니,
가입하고 한달만에 숫자는 천만 단위까지 읽었다.
요즘은 학습지로 한자리 덧셈을 하는데 시시하다고 세자리 덧셈 문제를 사달라고 해서
결국 2학년 기탄수학을 사주었다.
내가 알려주지 않아도 저절로 터득한 수들..
100이 10개 모이면 1000이고
1000이 10개 모이면 만이고
만이 열개 모이면 십만이고
십만이 열개 모이면 백만이고..
이렇게 해서 억까지 단위를 저절로 외운 아이다.
게임을 하기 위해 게임규칙이나 각 아이템의 특징을 읽으며 한글도 제법 터득했다.
지금도 가끔씩 엉터리로 읽어내기도 하지만, 학교 다니며 충분히 완성이 되리라 생각하며
그냥 내버려두는 편이다.
한글 교육
아이들은 답답하면 읽게 되어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너무 어릴때 한글을 가르치는 것이 좋지않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나로서는
한글 교육에 너무 집착하는 엄마들을 보면 안스럽기까지 하다.
첫 아이는 네살때 한글을 다 떼었지만, 둘째는 일곱살이 되어서야 어느 정도 읽어낸다.
둘을 비교해보면 둘째가 훨씬 더 많은 것을 누린다는 생각이 든다.
동화책을 볼때, 첫애는 글자만 읽었지만, 둘째는 그림을 본다.
구석구석, 내가 보지 못한 그림들을 보면서
내가 읽어주는 내용을 들으면서 머리속으로는 무한한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한글 자막이 있는 비디오를 보면서 첫아이는 글자를 읽느라 정신없었는데
둘째는 글자를 모르니 그림을 보면서 영어를 더 많이 들었다.
굳이 한글을 일찍 가르치는게 좋을 것이 없었던 것 같다.
세살 네살 된 아이가 한글을 모른다고 해서 너무 조바심가지지 말고
좀 더 기다리며 글자를 모를때 누릴 수 있는 더 많은 것들을 누리게 해 주는 엄마들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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