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애가 태어났을때는 너무 신기해서 아이가 빨리 커주기만 바랬습니다.
그러나 둘째는 더 사랑스럽고 귀엽긴 했지만, 첫애처럼 빨리 커주길 바라는 마음보다는 순간 순간이 더 소중했습니다.
첫애는 8개월때 연필 잡는 법 가르치고, 여기 저기 낙서하도록 시켰습니다.
그러나 둘째는 유치원에 가서야 연필 잡는법을 처음 배웠고, 1학년이 마칠때즈음 되니까 겨우 제대로 잡고 글씨를 씁니다.
첫애는 네돌이 지나자마자 영여유치원 넣고, 매일 집에서 영어 시디로 노래 들려주고, 영어 비디오 보여주고, 원서 파는 전문서점에 가서 원서들 사주고 읽어주고... 책도 전집으로 구해주고 읽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둘째는 사달라고 하는 책만 사줍니다. 누나 쓰던 책 그냥 읽으라고 해도 잘 읽지 않습니다.
첫애는 두 돌때부터 아이템플 학습지로 시작해서 웅진 곰돌이를 거쳐 구몬, 재능, 장원, 눈높이 안해본 것 없이 다 시켰지만, 둘째는 제일 나은것 하나 골라서 그것만 시킵니다.
첫애는 학습지 진도도 내가 정해서 이것달라 저것달라 요구하지만, 둘째는 선생님 맘대로 하세요 라고 내팽개쳐둡니다.
첫애는 방학때마다 붙들고 선행학습 열심히 시키다 못해 완벽히 시켜서 학교 들어가서 배울게 없다시피 해 두었기에 학교 빼먹고 체험학습이니 뭐니 데리고 다니기도 즐겨했지만, 둘째는 예습 하나도 안시키고 보내서 하루라도 학교 빠지면 아이가 진도를 못따라갈까봐 노심초사하며 키웁니다.
첫애는 피아노, 성악, 논술, 컴퓨터, 모든걸 때도 되기전에 일찍부터 가르치기 시작했지만, 둘째는 해도 똑같더라 싶어서 그냥 내버려두고 거의 자연상태로 방치해둡니다.
첫애는 제가 만들어가다시피 해서 키워갔지만, 둘째는 자기가 알아서 스스로 커 가는 것 같습니다.
누가 더 나으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둘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첫애는 늘 내 말에 순종적이라 시키면 시키는대로 다 하는 아이였지만, 둘째는 자기 주장이 강한 아이라 스스로 알아서 필요한것만 찾아서 합니다.
피아노 배우자고 아무리 말해도 싫다고 하더니 요즘은 마음이 바뀌었는지, 누나처럼 피아노를 잘 치면 자기도 누나 도움없이 노래를 부를 수 있을것 같다면서 피아노 학원 다녀볼까 라고 말하네요
학교에서 친구들이 가지고 온 WHY 책을 한번 보더니 집에 있는 책 세권 다 읽고 성에 안차는지, 홈쇼핑에 전집 파는 방송을 보더니 저것 사 달라고 졸라서 결국 전집 구입하게 만들더군요.
그러나 한달 내내 하루 한권씩 잘 읽어나가더니, 아이 수준이 놀라지게 높아졌어요.
큰 애랑 내가 나누는 대화, 진화론과 창조론, 화석과 노아홍수 같은 것들도 아주 진지하게 경청을 하더라구요. 마치 다 알아듣는 다는 듯이 말입니다.
어제는 학교 다녀와서는 학교에서 읽었다면서 먼나라 이웃나라 책을 사 달라고 하더군요
큰 애에게 읽히고 싶어서 몇번이나 사주려고 했지만, 큰애는 그 책 읽기 싫다고 사지 말라고 해서 지금까지 구입을 미루고 있었던 책이었는데, 둘째가 그 책 너무 재밌다고 사달라고 하니까 저는 이게 왠떡이냐 싶었죠
조만간에 사러 나가야겠습니다.
아이의 의사와 상관없이 엄마의 결정에 따라 이것 저것 가르쳤던 첫애는 시키는대로 말은 잘 들었지만,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한 반면,
거의 방치하다시피 내버려둔 둘째는 2학년 올라가더니 1학년때보다 공부를 왜 더 쉬운걸 배우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걸 보면, 이것 저것 미리 시키는 것이 결코 좋지만은 않은 듯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첫애에 대해서는 여전히 선행학습을 시키고 있고, 영어도 미리 미리 당겨서 시키고 수학도 그렇게 하고 있답니다.
아마 첫애와 둘째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첫애에게 영어 단어외우기 시키면서(요즘은 하루에 60개씩 외웁니다. 30분 정도 걸려서...) 영어는 많은 문장을 접하도록 시키되 단어는 한템포 느리게 외우는게 시간적으로 훨씬 절약이 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초등학교 교재를 다 쓴 뒤 총정리삼아 초등 단어를 외우게 하면 하루 100개 이상씩 외운답니다.
중학교 1학년 교재를 다 공부한 뒤 중1 단어를 외우게 하면, 훨씬 수월하게 외워냅니다.
지금쯤 아마 큰 아이 머리속에는 단어가 2000개 정도 들어있겠죠?
외운 단어들 한번 정리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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