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아이 중에서 초등학교 5학년인데 문법을 성문기본영어로 시작한 아이가 있습니다.
처음엔 중2 수준 정도의 어휘력과 독해력을 가지고 있어서 설명만 쉽게 한다면 잘 알아들으리라 생각하고 시작한 수업이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어려웠습니다.
요즘 아이들 회화는 잘 하는데, 듣기는 엄청 잘 되는데, 문법은 우리 세대보다도 더 약하더라구요
아직 어리니 이해력이 안따라주는건 사실인데, 기본적인 문법 실력이 없다보니까 영작이 잘 안되고, 독해도 어려운 부분에 가서는 꼬이더라구요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문법 수업이었는데, 하면서 참 답답함을 느낍니다.
아이는 컵을 들고 있는데,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기분이라면 상상이 되시나요?
그래도 컵은 가득 차겠죠? 그러나 차고 넘치는 부분은 아이의 그릇을 점차적으로 늘려가며 다시 부어주어야겠죠?
일단 시작은 했으니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는데, 보통 고1학생이 소화할 정도의 내용이라 쉽지는 않더라구요
수성구(서울의 강남쯤)의 영어 학원을 다니는데, 학원에서는 외국인 선생님과 독해를 공부한다고 하더군요
영어를 읽으며 영어로 이해는 잘 하는데, 그것이 한글로 번역이 잘 안되더라구요
영어는 영어로 이해하는 것이 맞고, 굳이 독해나 직독직해를 연습하지 말라는 분도 계시던데, 전 영어를 한글로 잘 번역해 내는 실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랍니다.
그래야 동시통역도 할 수 있을테구 말입니다.
그러나 언어라는 영역이라 제가 맞다고 주장하긴 어렵네요
더구나 전 전공자도 아닌데 말입니다.
평범한 아이들 가르치기는 참 쉬운데, 어릴적부터 뛰어난 아이는 참 가르치기 어렵습니다.
아이의 이해력 수준의 나이랑, 아이가 받아들인 지식 수준의 나이가 차이가 나니까 말입니다.
그래도 그렇게 지금까지 공부해온 아이들 보면 그 부모님들이 더 존경스럽게 보인답니다.
평범하게 따라가기만 하는 우리 딸아이 보면서, 그런 아이들과 비교해 요즘은 스트레스 받거나 하지 않습니다.
인생은 순간 순간이 소중하고, 나이에 맞는 경험과 나이에 맞는 사고를 하면서, 그 나이를 즐기면서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너무 빠른 선행학습,
배우는 학생이나 가르치는 선생님이나 힘들긴 마찬가지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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