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시

비를 타고 가는 여행

생각제곱 2015. 10. 12. 19:24

삼릉 한옥집 작은 방

고요히 타오르는 작은 초 하나

창호지 사이엔

빠알간 단풍잎, 노오란 은행잎

문살 사이로 흔들리는

어렴풋한 비 그림자 속

추억을 태우는 그의 나지막한 음성

 

오래전 오래곤 농장에서 타던 초는

어린 암염소들의 풀 씹는 소리

양동이로 떨어지는 젓 짜는 소리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와 함께

백년전으로 데려가는 명상의 열차

 

그날 떨어지던 삼릉의 비는

고향으로 데려가는 추억의 열차

지금 내리는 시원한 소나기는

삼릉으로 데려가는 나만의 열차

 

오늘도 빗소리를 타고 가면

밤 늦도록 도란도란

나이가 주는 지혜를 태우며

그와 마주하는

삼릉 한옥집 작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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